남친과 3년 사귀었습니다.
현재 결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구요.
양가에서도 결혼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지만요.
제 남친 착합니다.
근데 제가 남친집에 인사드리러 갔을때, 충격을 은근히 많이 받았습니다.
그게 내내 마음에 걸리네요.
남자는 아버지를 닮는다던데,,
우선 남친의 아버님 말씀 한마디도 안하시대요.
그 집안에서는 절 며느리감으로 아예 생각하고 계시던데,
한마디 질문도, 인사도 없으십니다.
저뿐만이 아닙니다.
가족들과도 전혀 대화가 없으세요.
누군가 물어보면 그때서야 대답만 하십니다.
제가 와서 함께 거실서 티비를 보는데,
거실과 붙어있는 안방에서
불도 꺼둔채로
문 거의 닫고 그냥 우두커니 계십니다.
가족들과 전혀 어울리는 기색도 없으시고,
자상함도, 가족에 대한 책임감도 별루 느껴지지 않습니다.
가족들 역시 그런 아버님께 의지하는 기색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다지 화목해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서로 싫어하는건 아니구요.
아버님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서로 좋아하고 위해주고 그러는거 같습니다. 근데 가족들끼리 친하다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다지 친한거 같지는 않습니다.
사실 전에는 사람 하나만 보였지, 다른건 안보였습니다.
집에서 반대하셔도 좋게 이야기 하구, 못헤어지겠다 그러구,, 그래서 허락받았습니다.
남친이 대기업이라 생각되는 회사에 다니구, 또 착합니다.
근데 제 주변의 친구들 보니 무지 부럽습니다.
친구가 남친 집에 놀러가면 너무 편하게 대해주신다구...
그 이야기 하나씩 들어보면 참 부럽습니다.
글구, 전혀 자기자식들한테 기대려 하지 않으신답니다.
그러면 더 해드리고 싶잖아요.
근데 저희는 우선 경제적은 능력이 전혀 없으시기 때문에
결혼할때 원조는 커녕 다달이 생활비를 보내야 합니다.
동생들(딸)이 있는데, 아직 졸업도 안하고, 직장도 없지만(요즘 취직이 힘든데 솔직히 취직할 수 있을런지 제 생각에는 잘 모르겠습니다.) 가족들끼리 너희들이 나누어서 보내거라 그러셨답니다.
그래서 보내라고 하는 액수는 얼마 안됩니다.
어느 사람이랑 결혼하든 그 정도 용돈은 드려야지 그랬으니까요.
근데 동생들이 평생 부모님께 생활비 드릴지도 모르는거잖아요.
무엇보다 제 남친에게서 아버님의 모습이 보인다면,
아니 아버님처럼 점점 변해간다면,
저는 같이 살 자신 없습니다.
답답하고, 너무 우울할겁니다.
몇 주전에 싸웠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우울하기도 했구, 뭐 어쨌든 생각보다 큰 싸움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이후 저희 관계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했습니다.
이런거 저런거 걸리기도 하구 그래서요.
제가 힘들어할때, 결혼후에 행복할거라는 확신이 필요할때, 아니 위로의 말을 원할때,
저희 남친 제가 필요한 말 못해주었습니다.
근데 심각하게 흔들리는 절 보고,
며칠 자신의 생각 정리해보더니,
저랑 헤어지면 너무 힘들거라구..
정말 평생 저 하나 위해 살 자신있다구.. 그럽니다.
전 아직도 확신이 안들고 그래서 편하지 않습니다.
남친만나도 그전처럼 마냥 좋지도 않구요.
전에는 정말 마냥 좋았습니다.
제 남친 흔들리는 제 모습때문인지 요즘 너무 잘해줍니다.
시큰둥해해도 화 하나 안내구,
그냥 웃으면서 저 바라보기만 합니다.
속으로는 많이 힘들어할지도 모르지만요..
어떻하면 좋을까요..
사실 저도 헤어질 생각하니까 참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