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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7주년 기념일을 보내며


BY 슬픈 아짐 2003-05-13

우리 남편은 나의 살림 솜씨를 엄청 싫어한다.
핑게같지만 대충 치우고 운동 가고 1학년 짜리 오면 밥먹고
좀 있다 유치원생 오면 정신 없고 하다보면
여기저기 구석구석까진 치우기가 어렵다.
그리고 왜이리 몸은 천근 만근인지... 원래 게으른 탓도 있는것 같지만 다녀보면 내가 그리 심한 편은 아닌데도
일요일같은날 집에 있으면 그것때문에 꼭 싸운다.
몇일전에도 이러저러한 문제로 싸웠다.
그렇게 싸웠는데도 몸이 너무 무거워서 좀 일하다 잠들고
남편나가면 또 자고 들어오면 눈치보며 일하고 그랬다.
그렇게 몇일 냉전을 하다
하필이면 어제가 결혼 기념일이라.
오후에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오늘이 무슨날인지 아냐고
생각해보니 결혼 기념일.
남편도 좀 미안했는지 커플링 하나 사자고 하는데
마침 반지를 하나 한게 있어서 반지는 좀 그렇다고 하고
집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다.
지나가는 말로 나 목걸이 사줘 했더니
학원갔다 오는길에 정말로 목걸이를 사왔는데
내가 한몸해서 그런지 꼭 강아지 목걸이를 걸은것 같았다.
메달이 너무 크고 체인은 좀 짧았다.
그래도 마누라라고 거금들여서 목걸이를 사온걸 보니
기분이 좀 색다르고 그렇게 싫어하는데도
여태 살도 못빼고 디룩디룩한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러웠다.
하여간 성의는 고맙지만 마음에 들지도 않고 어울리지도 않는 목걸이를 그냥 할수가 없어 오늘 교환을 하러 갔다.
그 가격에 메달 두개를 할수가 있었다.
정말 결혼 7년인데 항상 변하지 않는 내모습이 너무 싫고
올해는 꼭 빼야지 하면서도 살도 못빼고
죽을둥 살둥해서 뺀살 도루 다찐 내모습이 너무 부끄럽다.
그래서 어디가도 위축되고 살찐 내모습이 너무 싫은데
왜 해결이 안되는걸까.
용하다는 한의원에 내일 당장 가봐야겠다.
남의 눈도 남의 눈이지만 나도 싫도 남편도 싫어하는데
정말 살좀 빼고 취미 생활도 하고 즐겁게 살고싶다.
남편에게 선물다운 선물은 처음 받아 보는데
남편에게 좀더 잘해줘야겠다.
부부싸움을 하면서 나도 나지만 남편도 불쌍하단 생각이 들었다.
부지런하고 날씬한 사람하고 사는게 소원일텐데
나같은 사람을 만나서 본인도 얼마나 괴로울까.
여보야 나도 노력할께 조금만 기다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