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무이.
오늘도 평안하신교.
어무이..
어무이 아들 꼭 좀 고쳐주이소.
양말은 꼭 뒤집어 벗는 이유가 뭣인교.
어무이... 그동안 그양말 다 뒤집어 빠신교?
아무리 얘기해도 안고쳐지니.. 어무이가 고쳐주셔야 할꺼 아님까.
어무이..
라면 하나도 못 끓여먹는 아들..
우짤라꼬 그리 키우신교?
밥은 못해 묵어도 끓는 물에 넣어만 먹는 라면도 못끓이게 한 이유가 뭣인교?
참말로 궁금함니더.
삼시세끼 우짤라꼬 따순밥 해준교?
어무이는 밖에 일도 없었슴니꺼?
아프지도 않았슴니꺼?
우얄라꼬.. 그리 하신교.
어무이.
어무이 댁에는 그리 가고 싶어하고,
어무이 하고는 애인처럼 통화하는 어무이 아들..
울집에는 안감니더.
결혼하고 울부모님께 전화도 한통 없심더.
우얍니꺼?
지는 어무이 며느립니더.
지가 딸처럼은 못해도 며느리 도리는 할라꼬 하는데..
어무이 그 잘난 아들..
사위 노릇에는 관심도 없으니.. 이 일을 우얍니꺼?
어무이가 고쳐 주이소.
지는 어무이 잘못이라 생각함니더.
삼십년 넘게 그리 키운 자슥..
지가 우찌 바꿉니꺼.
싸움만 납니더.
어무이..
지가 달라는 시간 다 줄탱께 고쳐 다시 보내 주이소.
어무이..
지는 마누라지.. 어무이가 아님니더.
아무이가 해주신대로 지는 못함니더.
아니 안함니더.
우얄라꼬..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두 없는교.
어무이..
어무이 아들 좀 고쳐주이소.
연애할땐 몰랐심니더.
참말로 몰랐심니더.
그런 아들인줄 알았시면 지 어무이집 며느리 안했심니더.
어무이..
어무이..그런 아들 세상에 둘다 없다 하심니더.
어무이께는 둘도 없는 아들인디..
지는 그 아들땜시 어깨가 빠짐니더.
어무이..
어무이 아들 고쳐주이소.
우짤라꼬 그리 키웠심니꺼?
어무이..
지두 부족함니꺼?
지두 울집에 가 다시 배워올까요?
어무이..
지두 돈벌고, 아들도 돈법니더.
설거지 한번 해주고 가사분담이랍니더.
어무이..집안일이 설거지 한번이면 끝납니꺼?
차라리..지 돈안벌랍니더.
돈벌이에, 집안일에..
밤에는 원하지 않아도 같이 자야 하니..
지는 몸이 몇개라도 부족함니더.
어무이.. 어무이 아들 고쳐주이소.
돈버는 며느리 얻을라꼬 하셨으믄
아들도 집안일 갈켜 보내야 하는거 아닌교?
집안일은 몽조리 여자일이라 생각하는 아들을
우얄라꼬 돈버는 여자한테 보낸교?
지가 무신 천하무적.. 강호순인줄 아시는교?
잔소리나 안하믄 다행인교.
어무이.. 어무이 아들 다시 데려가소.
지는 이리는 안된다고 생각함니더.
어무이 아들 저리 된 건 모두 어무이 탓이니 고쳐 다시 살게 해주시든지..
아니믄.. 지가 완전히 인간개조를 해볼테니 뭐라 하지 마이소.
사람 만들어 데불고 살아야 하지 않겠슴니꺼?
지가 눈물 뿌리고, 가슴 치며 평생 살아야 겠슴니꺼?
어무이..
지가 사람 만든 값 달라 하지 않을테니.. 그저 모른척만 해주이소.
아들만 최고.. 최고 하지 마이소.
세상에 널부러진게 어무이 아들 같은 사람임니더.
지가 참말로 늦은 나이에 눈에 꽁깍지가 팍~ 씌워서리..
어무이 며느리 됐심니더.
지금 콩깍지가 팍 벗어지고 나니..
눈앞에 뵈는 게 천길 낭떠러지 같슴니더.
어무이..어무이 아들 우짭니꺼?
어무이 아들이기 전에 지 서방입니더.
어무이 보구 싶어두 쪼매만 참으시소.
아들은 장가 보내도 내자식이고,
딸은 시집 보내면 남인교?
참말 그런 것인교?
지는 그렇게 생각안함니더.
어무이.. 어무이두 어무이가 있지 않슴니꺼.
어무이.. 아무리 딸자식이 없어두 그렇지.. 그라시몬 안됨니더.
아들은 밥상만 들어도 집떠나가라 소리치시고,
며느리는 어디 일살러 들어 온 일꾼 입니꺼.
며느리도 자식아닌교?
아들 귀하다 하시몬
며느리도 귀하다 해주시몬 안됨니꺼?
어무이..
어무이 아들 고쳐 주이소.
다 어무이 잘못임니더.
아니.. 그런 아들 고르고 골라 시집 들어온 지가 바보천치임니더.
정말루 지가 상바보천지 임니더.
고르고 고른다 하여 뉘를 고른다더니..
지가 바로 그짝임니더.
어무이..
어무이 아들 안고쳐 주심.. 지가 파업할람니더.
며느리 노릇 파업.
마누라 노릇 파업.
사람은 첨 맨들때 부터 잘 했어야 하는데..
어무이 아들 이제 클났슴니더.
아들만 좋아하는 어무이.
그리 좋은 아들 우짤라꼬 장가 보내신교.
평생 데불고 살지.
지가 아들하나 낳아 우찌 키워야 하는지 똑똑히 보여줄랍니더.
우찌 키워야 장가가 사람 노릇하는지.. 지가 꼭 해보일람니더.
어무이.. 건강히 오래 사셔서 꼭 보이소.
어무이.. 그라몬 오늘도 평안한 밤 보내이소..
안녕임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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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결혼한지 얼마 안됐지만..
울신랑 시모께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다시 고쳐 보내달라고 하고 싶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말해줘야 알고,
스스로 할 수 있는게 없는 울신랑..
산넘어 산이고,
물넘어 물입니다.
저도 참 많이 부족한 사람임을 뼈저리게 절감하며 살고 있지만
울신랑 아직 남편으로, 사위로.. 너무 많이 부족하단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고 우왕좌왕 하면서
지금의 생활패턴이 고정되진 않을까 걱정이 많습니다.
여우의 탈을 뒤집어 쓰고 살라하지만..
참으로 힘에 버겁습니다.
결혼이 이런건지..
정말 이런거였다면 그리 쉽게 결정내리지 않았을 것을.
후회는 항상 나중에 오고,
깨달음 또한 뒷차를 타기 마련이니.
지금이라도 내편으로, 내사람으로 만들어 보자 다짐해 보건만
사람을 바꾸기가 어디 그리 쉽던가요.
그리 만들어진 사람을 택하는게 백배, 천배 시간적인 면에선
절약인것을.
그때는 그런 눈을 갖지 못했으니.
저의 선택에 대한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삼십 중반에 선택한 결혼.
남과 다르지 않은 과정을 차례로 겪고 있습니다.
이래서 어른이 된다 하는 건가요?
정말 결혼 전의 생각들이 철부지 같단 생각을 해봅니다.
잘해낼지.
자신은 없고, 두려움만 가득한 시간 앞에서..
부칠 수 없는 편지를 써 놓고라도 보니..
마음이 안정이 됩니다.
정말.. 마음같아선 데려가라 하고 싶습니다.
아직 깨소금 신혼인데..
이런 어둔 터널도 모두 겪어내신 거지요?
선배님들도..
좋은 조언과 충고들을 보며.. 많은 도움을 얻다가
저도 글한줄 남겨 봅니다.
모두 행복합시다.
아들도, 며느리도..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