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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리운 풍경..


BY 좋은사람 2003-05-21

따뜻하게 샤워를 했다.
내몸은 지금 아주 깨끗하다.
온몸에 땀기운이 남김없이 사라지고 보송한 느낌에 기분이 좋아진다.
손으로 자꾸 팔을 만져보고 매끈거리는 감촉을 느껴보게 된다.
샤워를 하고 나서 다시 땀기운이 나기 전까지의 이 상태가 나는 좋다
모든 피부의 감각이 살아나고 활성화된다.
이럴때 느끼는 스킨쉽은 더 기분 좋은 느낌이 된다
그래서... 더 네가 그리워지나보다

샤워를 하기전에 잠시 기절을 했었다
정말 기절한건 아니고.. 기절하듯이 잠들었었다.
잠이 드는 그 느낌은 불가항력적으로 깊은 우물에 쑥 빠져드는 듯해서
깨어나면 꼭 내가 잠시 기절해 있었던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할 정도다
한동안 사라졌나 싶은 불면증이 다시 도지는 모양이다
그렇게 밤낮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어느순간
기절하듯이 1,2시간 정도 깊은 잠에 빠지는 것이다.
다행스러운건 그 1,2시간의 잠이 하룻밤 푹 잔 것 처럼 개운하다는 것이다.

어쨌든 난 기절했었고, 일어나서 샤워를 했다.
깨끗해지고 기분이 좋아져서.. 네가 그리워졌다
그리고 문득 싱크대를 보았을때 머리속에 이런 풍경이 떠올랐다
좁은 싱크대에 빈접시며, 냄비, 후라이팬, 남은 음식,
크고 작은 조리 기구들이 무질서하게 잔뜩 올려져 있는 풍경..
무슨 거창한 파티준비라도 한듯한 모습이지만
사실은 한끼 식사를 준비한게 고작이었다.
잠들려고 샤워를 하고 나왔는데 넌 피곤했는지
이미 깊이 잠들어 있었다. 설겆이도 하지 않고서..
잠들어 있는 모습은 많이 사랑스러웠다
네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설겆이를 하는 동안 행복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하면 그때 느꼈던 것 보다 더 행복했던걸로 느껴진다.
왜 문득 그런 풍경이 그리워졌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기억들은 항상 내 주변에 숨어 있다가 불쑥 나타나는게 아닌가 싶다.


커피대신 따뜻하게 꿀차를 마시면서 일요일에 인라인을 탔던걸 생각했다
이젠 제법 실력이 늘어서 시원하게 스케이팅을 하던 생각이 난다.
그 시원한 느낌을 네게 꼭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하루.. 좋은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