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200

천만원을 빌려달라는 남친..


BY 나이아스 2003-05-27

저는 올해 스물다섯입니다. 직장생활 3개월 하다가 지금 실업자인 상태입니다..
애인은 재작년까지 특급호텔주방장을 하다가... 음식점을 경영하다가.. 지금은 친구에게 넘기고 다른 사업을 준비중입니다. 사귄지는.. 약 200일 정도구요.

지금 남친이 6월까지 1500만원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용도는.. 도박,여자,술 용도가 아니라. 사업자금입니다..)
저한테 천만원정도를 빌려 달라고 하네요.

(지금도 저에게 60만원을 빌린 상태입니다..
물론 60만원 저한테 빌려서 저와 같이 밥먹고..생활비 조로 조금 빌려갔습니다.)

그 사람이 말하는 사업자금이란..
소위 딱지장사라는.. 아파트 분양권을 사서 돈을 불릴 생각이더군요.
지금 다른데 투자한 돈이 묶이는 바람에...
분양권전매 장사 한방으로 돈을 조금 불릴 생각인가봅니다.

저한테 그 천만원은...
9월에 이사할 집의 보증금 입니다.
아직 제손에 있는 돈이 아니라
어머니가 제가 대학들어갔을때 부터 넣어주신 적금인데.. 거의 만기가 되는 시점이죠.
어머니도 만료가 되기전에 제가 옮길 방을 구하면 천만원을 주신다고 하셨구요.

지금 제가 무보증금 월세로 있어서.. 8월말까지는 그 천만원이 필요 없습니다.
남친도 이 사실을 알고 있구요.

지금 남친이 직장이 없는 터라.. 대출을 하려니 이자가 너무 비싸다고 하는 군요.
차라리 그 이자를.. (물론 대출이자보다는 적게 주겠지만..) 나에게 주는게 낫다..
또한 천만원을 못갚을 시에는 지금 가진 차를 팔아서 (팔면 천만원정도는 나옵니다.) 8월말까지는 갚아주겠다..고 합니다.
또한 차용증,각서까지 써주겠다네요.

물론 이 돈을 안빌려주면.. 나와 헤어지겠다는 식의 말은 안했지만..
그냥.. 한번 생각해보라는군요.

비싼이자 쓰느니... 그냥 너에게 조금 더 싸게 빌리겠다..
혹시 천만원이 잘못될 경우.. 차를 파는데 걸리는 시간까지..은행에 매달 이자만 200만원 이상씩 물어야 하지만..
저한테는 그냥 차를 팔아서 원금정도만 줘도 되니까...(저 또한 남친 사업이 잘못되었을때 원금이상은 받지 않을 생각입니다.)

뭐 지금 이런 생각이죠.

남친도 부모님한테 손을 벌리고 싶지만..
서른훌쩍 넘은 아들이 늙으신 부모님한테 분양권 딱지장사한다고 손벌리는게 명목이 없다는 군요.
설사 부모님께 천만원을 빌려서 이번일이 잘못되었을때..
나중에 또 빌려달라고 말할 명목이 없다고....
(그쪽 집에 돈이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돈 빌려줘서.. 일이 잘되면..
저도 공동투자해서 같이 장사를 하자는 군요.
물론 공동투자해서 사업하자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나왔었죠. 저도 작은 음식점이나 까페를 하고 싶기도 하구요.


남친 상황을 보니까.. 충분히 이해는 갑니다...
제가 지금 남친 상황이라도 제 애인에게 빌려달라고 했을지 모릅니다.

마음같아서는 남친 말대로 차용증 쓰고, 각서 쓰고..
(8월말까지 못갚을 경우 차를 팔아서 갚겠다는.)
엄마한테 보증금 천만원 받아서 빌려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천만원이라는 돈..
말이 천만원이지...

맘 같아서는 빌려주고 싶은데..

저도 이백만원 정도 돈이 생기고...
그 사람도 큰 이자 물지 않고도 돈을 마련할 수 있고... 그 사람 형편도 좀 풀리고...
솔직히.. 차후에 받을 이자에도 욕심이 나네요.

차용증과 각서 같은 거 받으면.....
돈을 빌려줘도 괜찮은 건가요?

아니면.. 정곡을 찌르는 선배님들의 조언 한마디만 부탁드립니다.
저도 사업이 하고 싶어서.. 지금 눈에 뵈는게 없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