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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연못 / 양희은


BY 37red 2003-06-02












작은연못-양희은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않지만

먼 옛날 이 연못엔 예쁜 붕어 두마리

살고 있었다고 전해 지지요.



깊은 산 작은 연못 어느 맑은 여름날

연못속에 붕어 두 마리

서로 싸워 한 마리는 물위에 떠오르고

여린 살이 썩어 들어가

물도 따라 썩어 들어가

연못속에선 아무것도 살 수 없게 되었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죠

푸르던 나뭇잎이 한잎 두잎 떨어져

연못위에 작은 배 띄우다가

깊은 속에가라앉으면 집 잃은 꽃사슴이

산 속을 헤매다가 연못을 찾아와

물을 마시고 살며시 잠들게 되죠



해는 서산에 지고 저녁 산은 고요한데

산허리로 무당벌레 하나

휘익 지나간 후에

검은 물만 고인 채 한없는 세월 속을

말없이 몸짓으로 헤매다

수많은 계절을 맞죠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지금은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