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동반자에게
아니길 바랬지요!
당신과 나의 선명한 만남, 사랑, 소중한 시간들
모두 선명한 색채를 가지고 영원하길 바랬지요.
첫만남, 첫키스......
그모든 것들을 소중하게
당신과의 모든 시간들을 죽을때까지
그렇게 아름답게 간직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빌어먹을 돈이
권태로운 나날들이 이렇게
당신과의 나의 만남을 퇴색시키고 말았습니다.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고
어려운 시련과 고난속에서 꿋꿋하게 사랑을 지키는
사람들 모두 제게는 먼일처럼 느껴집니다.
빗깔좋은 개살구마냥 사랑이라는 명분만 있을뿐
우리는 으르렁 거리며 싸워대는 개들처럼,
가난에 떠밀려, 권태로움에 떠밀려 그렇게
싸워대고 말았죠.
서로 사랑한다던 그 말들은
이미 오래전 일이 되고 우리는 그렇게
오래된 부부가 되었고......
당신은 세상살이 시름 견디기에 바빠서
이리기웃 저리기웃 그렇게 못난 남자의 대열에
오르고 싶었는지 유흥주점이며 외박에 업소의
여자들에게까지 의지하는 당신의 모습을 보며
당신도 다른 변변치 못한 남자들과 다를게
없다라는 것을 새삼 느꼇습니다. 그런 변변치 못한
남자들처럼 외박에 술에, 여자에 폭력도 쓰더군요. 당신~
어린시절의 순수함을 잃어가는 당신이나 나나
어차피 어린시절 그렇게 되기 싫었던
못난 어른의 모습과 닮아 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당신~
당신을 사랑한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오래전의 일인듯 합니다.
그래도 당신과 살고 있는 이유는 글쎄요~
의리를 지키고 싶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나를 택했다는 것 나를 믿었기 때문이라고
생각 합니다. 당신의 믿음을 저버리고 싶지 않기에
배반하고 싶지 않기에 말입니다.
당신이 택한 나이기에 지지고 볶고 싸워도
당신 옆에 있어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당신~
퇴색된 사랑이라 할지라도
한때는 사랑했잖아요.
풋풋하게
아름답게......
때로는 열정을 가지고 말예요.
우리
당신과 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새끼 잘 키우며 살아야 하잖아요.
소녀적인 감상에 사로잡혀 살기에는
너무 험악한 세상이기에
나 이리도 독하여졌나 봅니다.
나도 바람나고 싶을 때가 있는 것 보니
속물 다 되었나 봅니다.
어차피 인간은 그렇고 그런가 봅니다.
겨 묻은 개 나무라는 똥묻은 개가 되려는
내 자신을 볼 때 나도 그렇고 그런 속물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오늘 갑자기 동심으로 되돌아 가고 싶군요.
세상이 아름답게 느껴지던 소녀시절로 되돌아 가고 싶어집니다.
얼굴에 있는 주름을 걱정해야 하고,
뱃살이 걱정이 되는 그런 나이가 되었습니다.
당신도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젊은 아가씨들을 보면 회상에 잠기겠지요.
그 심정은 이해하지만 제발 실천으로 옮기지는 말아 주세요.
내가 배반하지 않듯 당신도 나를 배반하지 말아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만남에서 동반까지 많이도 힘든 시간 있었고
그 힘들었던 시간들 무의미하게 생각하고 싶진 않군요.
그래도 당신과 만들어 온 시간들이기에......
죽도록 미워도 우리는 부부이기에......
당신을 영원히 지켜주고픈 바보 같은
여자가 보냅니다.
당신의 퇴색되어진 사랑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