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다고 해놓고 이혼도 못하고
여지껏 살다 지난주에 할머니 집으로 왔습니다...
그땐 헤어지려 나온것도 아니었는데
남편은 제게 헤어지자 합니다...
문자로 좋은 남자 만나 잘살라고 합니다..
그 남자와 헤어지는게 힘든게 아닙니다..
물론 몇년을 살맞대고 살았으니
조금의 미련이 남는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 제가 힘든건 앞으로
살길이 까마득 하다는 거지요...
남편은 어제 집에 있던 저와 아이들 짐을
몽땅 싸서 집으로 보내주었습니다..
그집 정리할때도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그사람과 다시 살아야 하나 마나
하는 고민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막막할 뿐입니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직장얻고 한달만
지나면 그럭저럭 안주할수 있을거다..
6개월만 지나면 아이들도 나도 자리잡을수 있을거다..
하고 마음을 다잡지만......
할머니집에 지금 잠시 얹혀 있는데
손에 쥔건 만몇천원의 돈 그리고 애들....
어찌 살아야 할까....아이들을 어쩔까....
몇날며칠을 생각해도 아무런 해답도 나오지 않네요..
일을 해야 겠는데 아직 서류정리도 된것도
없고 내 짐과 아이들 짐만 할머니 집으로 옮긴 상태지요...
일을 해야겟다는 생각은 절실한데
아직 너무 어린 아이들과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남편은 진심인지 날 떠보는 건지
떠날 준비 다되어 떠난다, 고생많이 했다면서
문자를 날립니다...
어제는 밤중에 전화해서 생전 한번도
해보지 않던 술주정까지 합니다...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이제 난 독한맘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큽니다...남편과 헤어지고 독립하고 싶습니다...
제게 힘을 주세요....
전 지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습니다...
누군가 제게 방향을 제시해 주었음 좋겠어요...
제가 흔들릴때마다 다잡아 주고
잘 살 수 있다는 믿음과 격려가 필요합니다..
너무 오래 우물안 개구리로 살다보니
제가 어떻게 처신해야 한다는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애들도 떼어버린단 생각은 감히 할수 없고
내가 키우려니 정말 정말...
어찌해야 할까요....이노릇을 어찌해야 할가요...
쥐어짜바야 십원한장 나오지 않을거 너무 잘알아서
돈달달 소리도 못합니다...
병신같이 제카드 남편이 다 쓰고 남은것이라곤
빚더미위에 앉은 나와 우리 애들....
어디가서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런지...
아직 젊다는 걸로 용기내고 일어서고 싶은데
너무나 힘이 듭니다.....
제게 용기를 주세요....
정말 이대로 다 포기해버리고 싶은게 제 심정입니다...
다 포기하고 죽을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