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또다시 장마가 시작되고 기일이 돌아왔어요.
19년전 당신이 가시던 그때도 장마시작이었지요.
당신을 묻고 그자리에 기절하여 쓰러진 나는
영영 깨어나지 못하고 엄마 따라 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이렇게 세월이 흘러 엄마가 되고 아내가 되었어요.
딸은 엄마 팔자 닮는다고 걱정하시던 모습..
하지만 잘 살고 있답니다.
아버지 닮은 우직한 남편
착한 아들 하나
가끔씩 엄마 생전의 모습 기억하면
가슴이 쓰립니다.
오래된 쳇증처럼
당신이 낳은 아들 하나 딸 셋
그중 하나는 앞세우고
가슴에 묻은 딸 때문에
병이 깊어 끝내 돌아 오지 못할길로 가시고..
이제 제사밥은 당신 아들이 아닌 다른 아들 손에
어리석은 엄마라고
바보 같은 엄마라고
속으로 울며 당신을 원망했습니다.
21살의 딸이 40이 되고
17의 아들은 두딸의 아빠가 되고
이렇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나에게 엄마는 잊어야 하는
존재 였습니다.
생각할수록 당신의 삶이 불쌍해서
내 가슴이 너무나 아파
저 깊숙한 곳에 묻어 두고 살았습니다.
이렇게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당신은 내게 너무나 아픈 존재 입니다.
결혼할때도
첫 아이 낳았을때도
울지 않았습니다.
울면 안되니까
내가 너무 불쌍해지니까
엄마
마음껏 불러 볼수도 없는 이름
엄마
냉정한 이딸이
40의 나이에 당신을 그리워 합니다.
이제 저도 철이 드나 봅니다.
시간의 여유 속에서
당신의 기억을 가끔 꺼내 봅니다.
엄마
다음 생애에 다시 모녀로 만나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