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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쪽님


BY limm 2003-07-06

시골에서 자란 우린 만남도 시골스럽게 했네요. 외삼촌의 소개로 동네다방에서 첨 만났죠.얌전한 외모를 가진 자기앞에서 내숭을 떨다 일주일만에 프로포즈를 받았네요.볼의 보조개가 예뻐서 담배도 안한다면 자기관리도 철저한 사람인듯해 한달만에 결혼식을 치뤘습니다.
결혼 후 첨 실망은 신혼집이 자기꺼가 아니고 시동생에게 천만원 빌려 얻은 천사백만원짜리 전세라는것.화만 나면 바가지를 긁었고 부모님께 조금이라도 얻어오길 기대했네요.친정아버진 전세금,생활비 다 보태시고 자기 노후까지 갖춰놓으시고도 아들며느리 눈치보는 생활하시는걸 봐온 전 이해안되는게 많다며 늘 투덜거렸어요.
시부는 수시로 용돈달래고 경비일도 반나절만 하는데 아침일찍 나가셔 밤 늦게 오시더라구요.특히 농번기땐 시모께 다 미루고 더 나돌아다니셔서 참 많이 미워했네요. 자기에게 짜증낸걸 생각하면 부끄럽고 또 부끄러워요.맨날 우리 올케들은 좋겠다.시부모가 기독교인이라 제사때 예배만 드리고.올케들은 좋겠다.시부모가 돈이 많아 부양하지 않아도 되니. 좋은 소리도 한두번인데 맞받아치지 않고 묵묵했던 자기 고마워요.명절에나 친구들 만날정도로 항상 일로 늦은 사람인데 지친 어깨를 안아주지 못할망정 신혼부터 이게 사는거냐고 따졌던것 정말 미안해요.옆집 아저씬 하루에도 몇번씩 전화하던데 화장실가고 밥먹을 시간 있으면서 손가락부러져 전화한번 안하냐고 날뛴것 정말 미안해요.
결혼 만삼년이 지나면서 우리는 넷이 되었군요. 밥잘먹어 모든이의 부러움을 사는 세살큰아들,어려서 더 귀여운 작은아들.
당신의 든든한 어깨에 감싸여 아이키우는 재미에 빠진 난 세상 누구보다 행복합니다. 통장한번 건드릴 줄 모르는 검소한 자기. 십년이 넘는 남방을 아직까지 입고 있고 술담배모르고 보약챙기는 대신 커피도 안마시는 고마운 사람.어머님의 길들여 놓으신 입맛으로 신선한 야채와 과일 하나면 더 없이 즐거워하는 사람.미처 닦지 못한 식탁에 밥을 차려놓아도 불평없고 냉장고에 있던 반찬통이 그냥 나와도 묵묵한 사람. 출근하는 아침 양말이 없다는 말에 미안해 애들하고 씨름하느라 세탁을 못했어라고 하자 어제 신은 양말을 뒤집으며 하루 더 신지하고 나가는 사람. 점심값이 아까워 부러 집에 와서 라면이라도 끓여먹고 다시 나가는 사람.
우연히 비밀통장을 봤습니다. 오백만원정도의 비상금이 있더군요.아이 낳기전이면 뭐할거냐고 내놓으라고 길길이 뛰었을텐데 지금은 눈물이 나려합니다. 이 돈 모으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냥 두자 어차피 우리에게 돌아올건데.제일 헤프게 쓰는데 시부모드리는걸건데 그럼 어때 건강히 열심히 번 돈 사랑하는 자길 있게 해준 고마운 분들에게 쓰면 더 좋지.
큰애 봐주실때 어머님 병원에 입원하셔서 우리올케집에서 큰아이 눈치보며 있나보다고 되려 눈물흘리셨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작은 아이 낳기전까지 직장다니는 며느리 힘들다고 마늘까지 갈아얼려 주시는 분.우리 며느린 내가 한 반찬 좋아한다며 상다리가 휘게 차려 주시는 분.
첨에 게으른 성격이 너무 싫었던 아버님도 더없이 선한분이란걸 높이 사기로 했습니다. 너무도 사랑하는 우리 신랑을 만나 난 많이 행복한 여자임을 잊지 않기 위해 이글 남깁니다.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