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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BY 37red 2003-07-31




♣ 고향(故鄕) ♣

- 민혜옥 -

도로에 차들이 뜸해지고
한 모퉁이만 돌면

벼줄기 단아한 초록빛으로
들판을 지키는 곳.

몇 발짝만 더가서
한 모퉁이 돌면

애지중지 반기시는
우리 어머니.

고추밭 한 모퉁이만
더 돌아가면

우리 집 대문이
보이던 만큼

못 보던 사이
많이 자란 복실이가

주인도 못 알아보고
짖어대는

우리 집 몇 발짝
더 가기도 전에

환하게 웃으며
마중 나오시는

인생살이에
그을린 나의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