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향(故鄕) ♣ - 민혜옥 - 도로에 차들이 뜸해지고 한 모퉁이만 돌면 벼줄기 단아한 초록빛으로 들판을 지키는 곳. 몇 발짝만 더가서 한 모퉁이 돌면 애지중지 반기시는 우리 어머니. 고추밭 한 모퉁이만 더 돌아가면 우리 집 대문이 보이던 만큼 못 보던 사이 많이 자란 복실이가 주인도 못 알아보고 짖어대는 우리 집 몇 발짝 더 가기도 전에 환하게 웃으며 마중 나오시는 인생살이에 그을린 나의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