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임대홍 E-mail dhonglim@yahoo.co.kr 
현대그룹 정몽헌 회장이 2003년8월4일 새벽에 현대그룹 본사 건물 12층에서 투신 자살을 했다.
우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이 충격적 사건에 대한 생각을 정리 하고자 한다.
그는 철저하게 정치인들의 희생양이 되었다.
대북송금의 진상? - 그 실마리가 미국에서 나왔고, 그 정보를 갖고 야당(한나라당)은 여당을 몰아 부쳤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현대의 대북 사업과 관련하여 얼마나 많은 정치인 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받았는가? 정회장은 정말 그에게 150억원을 주었는가? 모든 것들이 시간이 가면 밝혀지겠지만...
상황을 뒤집어 놓고 생각해 보자. 현재의 여당과 야당이 입장이 바뀌었을 경우, 아마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다. 다만 배역만 바뀔 뿐...
도울 김용욱이 언젠가 대북송금의 정체를 파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고 긴 글을 발표한 적이 있다. 나는 그의 주장에 적극 찬성을 하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대북사업은 '현대'라는 일개 기업집단의 사업 차원을 넘어선 국가 사업적 성격을 갖고 있으며, 이것은 엄연히 역사적 중요성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업은 100% 공개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단, 도울이 객관적 학자의 입장으로서가 아니라 문화일보 기자의 입장으로 그 글을 썼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 그의 주장이 퇴색되어 받아진 것이 아쉽다. (문화일보는 아직도 현대그룹과 연관이 있는지?)
대북 사업을 빌미로 사업체로부터 정말 돈을 받았다면, 돈을 받은 여당 정치인들이 문제이다. 돈을 아니 받았다면 현재 그들은 정말 떳떳할 것인데, 그들의 현재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
반면, 그러한 여당 정치인들을 옭아매 자기 당의 이익에만 급급하여 대의를 아니 돌보는 야당 인사들은 더 문제이다.
(역사고, 가치관이고 모두 실종되었다. 모두들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다. '현대' 역시 역사적 대의를 빌미로 자기 기업의 이익에만 급급했는지??)
미국은 사실 남북한이 화해의 무드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은 한국인의 근성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사촌이 땅 사면 배가 아파하는 것...
그래서 미끼를 던졌고, 야당은 이를 덥썩 물고, 여당 인사는 잡혀가고, 대통령은 강 건너 불 구경하는 식으로 앉아 있고... 불쌍한 기업인만이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 * *
어제 밤 오후 11시반 경 12층 자신의 사무실에 올라간 정몽헌 회장은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무엇이 그를 코너로 몰아 결국 죽음을 택하게 만들었을까.
2003년의 한국... 4700만의 인구에 일년 자살이 13000명.. 인구 비례로 따지면 놀라운 숫자다.... 정회장 사건이 특집으로 방송되는 도중, 티비 뉴스 화면 밑에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일반인의 자살 사건이 자막으로 방송되고 있었다...
한국에 대해 생각하면, 절로 생각나는 말이 있는데, "총체적 난국"....
공인은 공인대로, 일반인은 일반인대로 이 총체적 난국 속에서 헤매고 있다. 그러다 더 이상 길이 없다고 생각이 되었을 때에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된다.
정몽헌 회장의 자살은 두 가지 측면으로 해석해야 한다.
하나는 작금의 한국 정치판의 현실과 대북사업, 그리고 주변국들의 이기적 실리추구....
한국의 현실을 보면, 국제 무대에서 결코 자기 주장을 맘대로 내세우지 못한다. 안타깝다.
형제가 동네 놀이터에 나가 주먹 센 놈에게 당할 때, 둘은 힘을 합쳐 이를 이겨내야 하는데, 한국의 정치판은 이와는 정 반대 이다. 형제 중 누군가는 주먹 센 놈과 밀통하여 다른 형제를 죽이려 한다.... 옛적에, 멀리 당나라 군대를 동원하여 같은 형제를 쳐서 통일한 신라의 귀신을 다시 보는 것 같다... 이 와중에 애꿎은 기업인만이 죽어난다... 그는 돈 빼앗기고 결국은 목숨까지....
다른 하나는, 철저하게 개인적 입장에서 보아야 하겠다.
자살을 하는 공인들... 수개월 전의 장국영도 그렇고.... 따지고 보면 많다... 그러나 살아 있을 때가 공인이지, 죽음 앞에서 이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할 때에는 그 역시 다른 일반인하고 똑같은 입장이다.
죽음 앞에 선 사람들...
앞으로 며칠간 티비 등에서는 아마 정신과 의사들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다. 개인 성격이 어쩌고 저쩌고, 정몽헌 회장의 다른 형제도 자살한 적이 있고....하면서..
전문가로서 그들의 얘기는 물론 맞는 말일 것이다.
세상에 자살을 한 번쯤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나 쉽게 그것을 실행에 옮기지는 못한다.
살아서 자판을 두드리는 나나 살아서 이 글을 보는 독자나 매 한가지로 주위를 한 번 둘러보아야 하겠다. 그가 공인이든 일반인이든..... 그가 12층에서 뛰어 내리거나, 혹은 농약을 마시거나 하기 바로 전 그의 심중을 조금이라도 이해하여야 하겠다.
아침 방송에서 젊은 기자의 멘트는 이 나라 젊은 지성의(기자가 지성인인가?) 수준을 가늠 할 수 있어 몹시 마음이 쓰리다. '아침에 갑자기 검정 넥타이를 급조하는 걸 보니 전혀 예측되지 않은 자살...' 이 친구, 누구는 미리 말하고 자살하는 줄 아는 모양이다. 한 사람이 깊숙한 골짜기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것을 보고, 마치 애들 장난하듯 얘기를 한다.... ( 기자들이란 원래 그런가??? )
다른 건 몰라도, 죽음 앞에서만은 진실해 져야 한다.
그가 공인이었고,
그가 고민했던 일이 역사적으로 기념비가 될만한 사업이었기에,
(나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람이지만)
그가 자살했다는 뉴스를 보고
하루 종일 가슴이 아팠던 것은
비단 나 혼자 만은 아닐 것 같다.....
.....
다시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부디 극락왕생 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