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신혼여행을 설악산으로 갔었어요..
그리고 호텔 음식 먹으려니 너무 비싸서 밖에 나와서
사먹고 그랬거든요..
이틀째 되는날은..
신랑 혼자 음식점에서 국수를 먹었어요..
전 식욕이 없어서 그냥 음료수만 먹었구요..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온 첫날 신랑이 배탈이 난거예요..
심한 설사에...기진맥진...겨우 약지어 먹이구..
왼종일 암것두 못먹구 누워있는데..
죽 먹여야 한다고 그러네요..의사가...
제가 죽을 쒀봤나요...
쌀 두공기 넣구 물 대충 넣어서 끓이기 시작했어요..
한시간 동안 저어두 저어두 점점 되직해지기만 해서..
물도 넣어보고 많이 저어두 봤지만..
완전 도배할 때 쓰는 풀같이 되더라구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한밤중이구 뭔가를 먹여야했으니...
온종일 굶고 있는 신랑앞에 죽을 갖다줬지요..
쓰러질 듯 겨우겨우 일어난 신랑이 죽을 한수저 뜨더니
"이게 풀이지 죽이냐" 하믄서 수저를 놓고
다시 쓰러지는 거예요..
너무너무 창피해서 눈물이 다 나오대요..
할 수 없이 그걸 가지고 옆집 아줌마한테 갔어요..
그걸 보더니 그집 3학년짜리 딸내미 왈..
"엄마, 이거 내일 미술시간에 풀로 쓸랍니더.."하더라구요
거기서 옆집 아줌마한테 죽 쑤는 걸 확실히 실습하면서
배웠어요..
그리고 그 다음에 또 신랑이 배탈이 나면
새벽 두시고 세시고 일어나서 죽을 제대로 끓여놓고
잠이 들었답니다..
지금은 웃으며서 이야기 할 수 있지만..
그땐 정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