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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에 딱한번인데...


BY 마야붕붕 2003-09-03

회사에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새파란 신입 시절이였다.

회사 사람들과 같이 스키장엘 가게 되었다.

퇴근후 어두워져서야 도착한 우린 콘도로 들어서자마자 술판을 벌였다.

지금이야 타락(?)해서 술을 곧잘 마시지만 그때만해도 난 정말 순진무구 그 자체였다.

그래서일까? 선배들이 권한 술 몇잔에 알딸딸하게 취하는것이 기분이 업그래이드 되는게

괜히 없던 용기까지 생겨서리 새파란 신입이란것도 잊고 어찌나 겁없이 오버를 떨며 놀았던지...

그렇게 놀고 있는데 나랑 친한 여자선배가 눈치를 주며 잠깐 나가잔다.

무슨 일일까 쫄래쫄래 따라나갔더니 쓰래기 봉투를 버리는 쇼트장인가 슈트장인가였다.

새로 지은 콘도라 아무리 쓰래기 봉투를 버리는데라지만 깨끗했다.

영문을 모른는 내앞에서 선배가 바스락거리더니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

우와! 진짜 참해보이는 선배였는데 담배를...

한참을 맛있게 담배를 피워대던 선배가 나를 보더니 말했다.

너도 한대 피워볼래?

맨정신이면 그럴 용기도 없었겠지만 공부만 하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그때 난 학교에서 하지말란 모든걸 하고 싶은 반항심(?)에 사로잡혀 있었다.

대충 내숭을 떨다 넙쭉 받아들고는 그때 처음 담배란걸 피웠는데...

머리가 어찌나 띵한지 뱅글뱅글 돌고 미칠것 같았다.

그때였다. 담배 한모금에 정신 못차리고 술기운에 취해 담배 연기에 취해 헤롱거리고 있는데 분명 잠근줄 알았던 슈트장문이 벌컥 열리며 일제히 직원들이 얼굴이 디미는게 아닌가?

선배는 잽싸게 담뱃불을 껐지만 난 손가락에 담배를 꼬나문채 벌개진 얼굴에 살짝 맛이간 흐리멍텅한 눈으로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들 눈에 난 어떻게 보였을까?

으~ 생각도 하기 싫다. 선배 무서워 얼굴도 못들던 신참내기가 술한잔에 오버떨고 담배까지 꼬나문 모습을 보였으니...

그날 이후 남자 직원들은 나만 보면 이랬다.

ㅇㅇ씨! 담배 한대 피러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