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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이민열풍.. 캐나다 초보이민자가 느끼는 것.


BY 배우는 이 2003-09-06

어떻게 하다보니 저도 캐나다로 2년전에 이민와서 현재는 미국의 S/W회사의 캐나다 지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어제 인터넷으로 신문을 보니 홈쇼핑에서 캐나다 이민상품을 판것에 대해 말이 많더군요.
그리고 그 매출때문에 각 언론에서 대서특필로 취급한 모양입니다.
게다가 우리의 잘난 조선일보에서는 노통을 지지했던 20-30대가 한국을 떠난다고 연일 대문광고 중입니다.

정말 30대가 왜 떠날까? 제 경험에 비추어서 의견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또한 캐나다의 현실에 대해서도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 경우 이민의 원인은 첫번째로 저 자신이 공돌이 입장에서 미래가 안보이더군요.
하긴 이민와서도 직장을 못잡는 케이스가 많습니다만... 40대 후반에 짤리거나 50대 초에 명퇴하는 상황을 보니 도저히 미래가 안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이곳에 와서보니 저희 회사에는 나이 많은 할머니(60대)가 테크니컬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더군요. 한국에서는 거의 상상이 안가는 상황입니다.

두번째로는 이민오기전 MBC의 2580에서 강남영어, 강북영어라는 프로그램을 본 이후에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강남의 중학생들은 거의 생활영어를 준 Native수준으로 영어를 구사하던데... 강북의 중학생은 말은 고사하고 제대로 읽는것도 힘겨워 보이더군요.

그게 문제가 아니라 그 프로그램 인터뷰 후에 어떤 사회학 교수가 그러더군요

부모의 사회적 위치가 자식의 교육기회나 성장을 제한하는 계급적 사회화 되가고 있다고.
사실 저도 한국에서는 중산층(은행 전산부 대리였습니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만.

쇼크를 먹었습니다.


세번째로는 저희 처가집때문인데..
장인어른이 중풍으로 10년간 병원에 신세를 지다보니 처가의 경제적 문제는 아주 심각한
상황까지 가더군요.

집안에 1명 아프면 왠만한 중산층은 가세가 기운다는 말이 빈 말이 아니더군요.
또 친구놈이 세 쌍둥이를 미숙아로 출산했는데  그 친구 왈....인큐베이터 하루 비용이 1류 호텔 하룻밤 숙박비보다 비싸다고 하더군요. T_T  이같이 제 경우를 보더라도 크게 3가지 문제 직장, 교육, 의료가 대부분 이민의 원인이 된다고 봅니다.

그럼 캐나다에서는 어떤가? 살펴 보겠습니다.


우선 직장문제는 이곳역시 힘들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이력서 500통 보내면 1,2번 인터뷰 기회가 오고 그나마 영어를 못하면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이러다 보니 영어가 약한 한국인들은 이민생활을 시작할때 큰 장애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입니다.

최근 캐나다의 실업률 8%가 현재의 직장상황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교육의 경우는 고등학교까지 무료지만 최근 캐나다 정부가 교육예산을 삭감하는 바람에 날이 갈 수록 공교육의 질이 떨어진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조금 있는 집들은 일년에 캐나다 달러로 17000불 정도를 들여서 사립학교에 보내는 실정이고.

오늘자 토론토 스타를 보면 초등학교 한학급의 법정인원인 24명을 초과해서 거의 40명에 가까운 상황이 몇몇 학교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의료 시스템의 경우 가정의가 부족한 상황이고 병을 진단 받기위해 전문의와 예약한 다음 거의 2달정도를 기다려야 진료 차례가 오는 상황입니다. 물론 응급의 경우는 예외입니다만 이곳 역시 의료시스템에 문제가 많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암수술 순서를 기다리다 못해 미국으로 가서 치료한 사람도 있습니다.


잠깐 살펴봤지만 이런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민을 오려고 한답니다.

왜 그럴까요? 제 생각으로는 기본적으로 없는 사람은 죽어라 죽어라 하는 심각하게 불공정한 한국의 사회적 시스템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한국에서 이민왔다고 하면 다른 나라에서 온 애들이 그럽니다. 그 좋은 나라에서 뭐하러
여기에 왔냐고 이상하게 쳐다봅니다.) T_T


예를 들어본다면 이곳에서는기본적인 월급쟁이가 적정 수준의 연수입이 안되면 애들을 위한 보조금, tax credit 이 지원됩니다. 때문에 연봉 5만불을 받는거나 7만불을 받는거나 생활의 큰 차이가 없습니다.

즉 소득이 많으면 많을 수록 세금을 더 많이 징수하고 위에서 말한 혜택을 줄이고, 소득이 적은 가정은 혜택을 줌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재분배를 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생활고 때문에 자살하는 것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어느정도의 생활은 보장한다는 이야기겠죠.
(물론 윤택하지는 않고 최근에는 많이 오른 렌트비 때문에 오히려 모자라고 이때문에 홈리스가 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또한 학교에서는 애들의 부모님의 소득따위를 DB에 저장하는 NEIS같은 시스템은 꿈도 못꾸고 단지 아이들의 상태에 대해서만 조사를 하죠.

결국 결론적으로 봐서 상대적 박탈감, 상대적 빈곤감이 확실하게 한국 보다는 덜 합니다.
(저는 이것 하나만으로도 이민의 이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만.....)

게다가 전세제도가 없고 월세를 사는 사람이 대부분이니, 집을 소유하는 것에 대해서도 한국 보다는 집착이 덜하다 보니 15평 아파트가 6억을 하던말던 나는 어차피 렌트 산다라고 생각하는 부류가 대부분이니 그런게 뉴스거리가 될리가 없습니다.

또한 농산물이나 식품류에 대해서는(가공식품제외) 면세를 함으로써 기본적인 생활에 대한 비용을 최대한 줄여 놓은것 역시 한국과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00불(8만5천원)정도면 4식구 1주일 먹거리가 충분히 해결됩니다.)

반면 한국의 경우는 부모가 실직 상태에 놓이게 되면 국가로부터 모든 지원이 없게 됩니다. 결국 자기가 벌어 놓았던 돈으로 살아야 하고 그러다가 병이라도 덜컥 얻게 된다면 큰일이 됩니다. 애들에 대한 교육도 심각하게 위협을 받죠.

또한 상대적 빈곤감이 한국에서는 매우 크다는 것을 저 역시 경험해 봐서 압니다.


제 바램은 이렇습니다.  한국도 하루빨리 조세제도의 개혁이 일어나 지금과 같은 역진세(부가세는 대표적인 역진세죠.)를 줄이고 자본이득이나 불로소득에 대한 조세를 강화하고 쓸데없는 의료보조(보험)이나 말도 안되는 국민연금제도를 개선하고 나아가 공교육 강화를 통해 일반적인 월급쟁이들의 욕구를 해소해야만 이러한 이민열풍이 좀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루이틀에 다 되지는 않겠죠. 하지만 매번 준조세같은 국민연금,의료보험을 내면서 실수령액이 달랑달랑한 월급봉투를 보다가 문득 벤츠 타고 다니는 사람이 자기보다 적은 의료보험액과 국민연금액을 내는 것을 알게될 때 느끼는 상대적인 박탈감 및 상실감을 하루빨리 해결해주는 것이 우선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한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제가 토론토에 맨처음 도착했을때 느낀점은 이거 뭐... 한국의 지방 소도시 수준에도 못미치는 생활여건이었습니다.

하물며 마니토바주라면 대표적인 농업주(州)인데 이번에 이민을 신청하신 분들이 실망들을 하시지 않을까 걱정이 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가급적 세계 곳곳에 이민나가서 사는게 한국을 위해서라도 좋다고 생각됩니다. 결국은 그 인력이 한국의 네트워크가 될 수 있을테니까요.

하지만 이민을 나가시기 전에 반드시 준비(영어, 직업)을 철저히 하셔서 하시기 바랍니다.
그렇지만 이민보다 더 바람직한 것은 하루빨리 한국이 보다 더 좋은 사회가 되는것이 겠지요.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간 어떤 캐나다인이 그러더군요... 한국처럼 편한곳은 없다고.
비디오도 배달해주니 오죽하겠습니까... 24시간 편의점에....어디나 유토피아는 없는 모양입니다.  ^^;

두서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토론토에서 배우는 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