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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d 잉잉잉!!1


BY alice 2003-09-18

ABCD 잉잉 앙앙.... 마미.   ABCD   ..잉..

 

우리 작은 아이가 잠에서 깰때는 늘 이런다. 낮잠이든 밤잠이든. 희한하게도 ..

 

돌이 지나면서 시작된 아이의 ABCD 열정은 그치지 않는다. 모든 것이 ABCD로 보이고 어느 곳에서든 ABCD를 찾아내란다. 지난번 19개월쯤 되었을 무렵이다.

 

아이가 ABCD를 좋아하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서 시아버님께서 ABCD가 그려진 공부교재를 사주셨다. 당연히 벽에 붙였는데 얼마 안되어 집을 내 놓는 통에 고심하다가 정사각형의 테이블에 붙였다. 크기도 적당하고 아이들이 앉아서 그림도 그리고.

 

문제는 거실에서 탁자에 손도 못대게 하는 둘째의 고집. 청소기도 못돌리고.

 

할 수없이 아이가 잠들기를 기다려 온 집안 청소를 하며 탁자를 접어서 세탁실에 치웠다.

대청소를 말끔이 끝내고 깜박 잊어버리고 그냥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침부터 아이는 두리번 거리며 다녔다. 난 생각도 못하고. 아침먹고 큰아이와 그림을 그리며 잠시 우리 작은 아이가 안보이네? 라고 하는 순간 쿵 소리가 들렸다.

 

이어 아이의 울음소리. 울음소리는 세탁실에서 났다. 문은 열리지 않고. 아이구! 세워 놓은

탁자가 넘어졌나 보다 하고 이리저리 둘러보아도 들어갈 방법이 없었다.

 

차고 문도 잠기고, 창문도 잠기고, 세탁실문은 열리지도 않고. 창문으로 본 상황은 아이가 탁자위에 올라서서 울고있고 탁자는 세탁기와 문 사이에 끼여서 꼼작도 않하는 상황.

 

할 수없이 911 응급구조대에 전화를 했다. 금방 경찰이오고, 소방대가 오고. 상황 설명이 시작되기 전 부터 아이는 울어대고 있었다. 난 문가에 계속 아이에게 얘기를 하고..

경찰은 창문은 아이가 위험하니 문짝을 전기 톱으로 잘라야 한단다. 그래서 뭐든지 하라하고 또 아이와 이야기하고

 

극적으로 아이가 구출되고 보니 경찰 기동대가 우리집에그득했다. 동네 사람들 다 모이고.

아이는 마미와 ABCD를 연발하고.. 다행히 아이는 다치지 않았고 경찰들은 웃으며 돌아가고. 떼어진 텅빈 문짝을 보면서 웃음만 실실 나고. 기막혀라.

 

그 이후 작은 아이가 ABCD!를 외치면 우린 ABCD를 찾아주고 종이를 들이밀며 ABCD! 외치면 언제라도 ABCD를 그려줘야 했다. 그래선 난 ABCD 아줌마가 됐다. 아무데서나 ABCD노래하고 언제라도 ABCD 그려주고...ㅎㅎ

 

질리지도 않는 ABCD 사랑!  우리 작은 아이의 특이함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