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사람들이 외국어를 습득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의학계의 숙제였던 이 의문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의료기관 가운데 하나인 뉴욕의 슬로언 캐터링 메모리얼 병원 연구진이 풀어냈다. 해답은 나이에 따라 외국어를 저장하는 뇌의 공간이 달라지기 때문이라는 것.
즉 외국어를 어린 시절에 배우면 모국어와 외국어 정보가 뇌 속 특정한 공간에 함께 저장이 되지만 나이가 든 후에는 외국어 지식을 저장하는 방이 별도로 마련된다는 것이다. 이 외국어 저장공간은 울타리가 정해져 일정한 규모 이상으로 늘지 않으며, 특히 한 번 습득한 외국어를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 크기가 급속히 줄고 다시는 늘지 않는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반대로 어린 시절에 배운 외국어는 모국어와 함께 뇌 속의 같은 공간에 저장되며 평생 동안 보관된다.
그래서 외국어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잠시 잊었다가도 다시 사용하면 급속히 회복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몇 살 이전에 외국어를 배워야 동시 저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까. 보고서는 개인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임상실험 결과 7∼8세 이전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슬로언 캐터링 병원의 연구진은 지난 수년간 두 가지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기공명 영상장치(MRI)를 이용해 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규명해 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이날 발행된 의학전문지 네이처를 통해 공개 됐다.
이 병원은 당초 암환자의 뇌수술시 언어능력 보존방법을 연구하다가 이같은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이번 결과를 응용하는 연구를 계속할 경우 외국어 학습능력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