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꼭 30년전 일입니다.
그 일을 지금에와서 왜 하느냐고 물으신다면 할말이 없습니다만
그래도 저는 꼭 하고 싶습니다.
언제부턴가 머리가 커지면서
"아, 그 때 그런일도 있었지." 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머리를 스치고
아이를 기르면서 더더욱 그 때일이 떠올라서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 저는 시골 중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지금은 학생수가 적지만 그 때는 우리 3학년이 한반에 70명씩 다섯학급으로
꽤 큰 학교였지요.
부모님들은 선생님을 거의 신으로 여기실만큼 믿고 존중했습니다.
장날이면 고이 농사지은 참기름이며 갖가지 농산물을 읍내에 사시는
아이 담임 선생님께 갖다 드리고......
혹시나 가정방문시엔 그야말로 한보따리씩 싸드려서
아무래도 사 드시는 선생님들은 한살림 장만하시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그렇지만 시골에 살아도 농사를 짓지않는 저희집은 한번도 그럴 형편이
못되었지만요.
작은 시골 마을에 언젠가부터 흉흉한 소문이 돌더군요.
선생님들에 대한 부정적인.
일은 중학교 3학년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생겼습니다.
그 날 아침도 여전히 한시간을 걸어 읍내에 도착했습니다.
학교에 가려면 수학 선생님댁 앞으로 지나가야 되는데( 그 선생님도
3학년 담임 이셨음)
추운 아침에 선생님께서 파자마 바람에 나와 계시는 겁니다.
그리고 저를 보시더니 반갑게 맞으시면서 부르셨습니다.
얼굴엔 뭔가 두려움이 있는듯 했지요.
(그건 제가 훗날에야 알았지만)
그리고는
어제 누구 만난적 없느냐?
오늘 형사들이 찾을거다.
얼른 학교에 가서 반장들한테 이러이러하게 말하라.
그리고 형사들이 물으면 무도건 아니라고
또 무조건 모른다고 하라고.
저는 그 때 반장이었습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몇시간후에 형사몇분이 오셨고 반장들 몇명이 불려가서
시골 옹색한 여관방에 감금돈 된 채 철야 조사를 받았습니다.
전화가 없는 집에서는 딸 찾아 삼만리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