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별빛마을에 불어온 차가운 바람은 아직 머물러 있는 가을을 모두 휩쓸어 가버리려는 듯... 어떻게든 더 매달려 있고픈 나뭇잎들을 찬 바닥으로 내쳐 버리고 떨어져 방황하는 낙엽들을 이리저리 각박한 세상속에 떠돌아 다니게 하고... 가을 바람치곤 무척 매섭고 세찬 것이었습니다. 친한 이웃과 가을속으로 드라이브를 했답니다. 이곳 마석시내에서 별빛마을을 지나 수동을 지나고 몽골문화촌앞까지. 가는 길목마다 가녀린 코스모스는 바람에 몸을 가누지 못했고 들판을 수놓았던 벌개미취와 쑥부쟁이는 추위에 움츠려 드는듯 했지요. 그러나... 비금리 길로 들어서니 노란 황금의 숲이 우릴 황홀경에 빠뜨렸지요. 길가 양옆에 늘어선 아주 오래된 은행나무들의 반김. 해마다 가을이 깊어갈 즈음엔 꼭 들러보는 곳. 올해도 역시 그 황금빛의 물결속에 마치 여왕이 된듯.. 천천히 차를 몰아 그 숲을 통과했지요. 서리산과 축령산엔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시작해 울긋불긋 가을의 향연이 무르익고. 가을을 앓나봐요... 깨질것 같이 청명한 푸른 하늘을 보면 왜 더 울적해 질까요. 무언가 놓친 듯... 무언가 잃은 듯. 가슴이 터엉 빈 듯... 곧 다가올 또 한 해와의 작별때문일까. 마흔 다섯번째의.. 이젠 덤덤해진 작별일텐데. 별빛마을에서 느끼는 가을은 어떤 것일까. 아마 스타리님 집에서 바라보는 가을은 더욱 아름다울것 같아요. 그 곳 아름다운 전원주택들 중에서 그래도 더 많은 세상을 볼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니까요. 너무나 바쁘단 소식을 전해 듣는 스타리님. 저처럼 가을을 앓을 시간도 없으시겠죠? 조용한 선율의 바이올린곡이나 첼로곡을 곁들여 스타리님 예쁜 집 창가에 앉아 커피마실 시간도 없는거 아닐까.. 이 각박한 세상에서 그래도 여유를 잃지 말고 살아야 할텐데.. 경제가 너무 어려워 애들 학원도 끊고 나날이 늘어가는 마이너스 통장 잔액생각만 하면 가슴이 뜨끔뜨끔하는데.. 하지만, 가을이 모든 것을 앗아가고 나면 하얀 눈이 포근히 세상을 덮어주는 겨울이 오겠죠. 언제나 그런 희망을 안고 살아야 겠지요. 그래도 자꾸만 마음이 쓸쓸해 오네요...... 세상살이가 왜 이렇게 불안하고 가슴이 아픈 것일까. 울적하고, 갑자기 혼자인듯 외로워 질때.. 차 막히는 먼 먼 산을 찾아갈 필요없이 서울에서 가깝고 생각나면 불쑥 찾아올수 있는 이곳..별빛마을 근교의 아름다운 산과 들은 어떨까요? 혼자라도 좋고.. 마음 따뜻한 누군가와도 좋고. 얼마 남지 않은 가을과 작별도 하고 서운함으로 보내야 하는 한 해와도 화해를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