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비 맞으며 산에 오르는 사람은 그 까닭을 안다. 몸이 젖어서 안으로 불붙는 외로움을 만드는 사람은 그 까닭을 안다. 후두두둑 나무기둥 스쳐 빗물 쏟아지거나 풀이파리들 더 꼿꼿하게 자라나거나 달아나기를 잊은 다람쥐 한 마리 나를 빼꼼히 쳐다보거나 하는 일들이 모두 그 좋은 사람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이런 외로움이야말로 자유라는 것을 그 좋은 사람 때문이라는 것을 안다. - 이성부의《지리산》중에서 - [고도원의 아침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