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많은 곳에 가서 낙엽을 밟아보고 싶다고 남편에게 말했다.
이번 가을 이 내 30대의 마지막 가을이야 하면서.....
대꾸도 없이 저리 가면 경부고속도로네...딴소리를 했다. 이런류의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아니면 나하고만 이런 이야긴 하기 싫은가...하여튼 이 남자는 늘 내가 말랑한 소리를 하면 대꾸없이 엉뚱한 소리로 이야기할 맛을 잃어버리게 만들어버린다. 보통때 같았으면 약이 올라 한동안 말도 않고 뚱해 있거나...그러고 싶냐고 쏘아대거나 했을테지만 오늘은 이 남자 이런 애기해봐야 늘 이랬지...하고 고이 이야기를 접엇다.
9년을 같이 살았구나. 그런데도 아직도 서로가 아웅다웅 하는 말이 더 많다. 아주 당장 이혼해버릴 수만 잇다면 싶을 정도로 미운 날도 있다. 아이들때문에 이혼할 수 없는 내 가련한 처지를 슬퍼하며 대단한 모정의 비련의 주인공이 되는 날도 수도 없다. 그러닥 어째어째 어떻게 된건지도 모르게 화가 풀어지고 그날밤은 반드시 별로 재미없다 생각하면서도 남편에게 안긴다. 몇번 뿌리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자꾸 뿌리치다 남편이 포기할까봐 겁나서... 다음날은 난 헤벌쭉 아이들이 어리둥절하게 푼수처럼 혼자 헤벌쭉댄다.
늘 똑 같다...심하게도 싸우고 가볍게도 싸우고....좀 풀어졌다...이혼하고 싶다고 외치게 미웠다가..
그런데..
그게 다 남편이 내개 잘해주엇기에 내가 지금껏 그러고 살앗다는걸 알게 됐다.
바깥일 걱정 안시키고 내가 아무리 긁어도 흔들림없이 자기일 잘하는 남편이었기에 내가 맘껏 싸워댈 수 있었구나 싶어졌다.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게 됐다...참 좋아하던 곳이었고 참 열심이었는데...
나같앗으면 무척 힘들것 같은데...크게 내색은 없다...아무렇지도 않은 듯 곧 그만둘 회사에서 늦게 까지 늘처럼 변함없이 열심히 일하고 돌아온다.
하지만...난 그 사람의 마음의 아픔이 느껴진다.
찬바람같은 표정이 스쳐가면 내마음은 더 서늘해진다.
지난 세월 늘 일많은 그회사에서 남편은 언제나 늦게 귀가했고 난 연년생 아이둘 키우느라
싸우지 않으면 바쁘고 정신없는 채로 9년을 다 보냈다.
월급 좀 작은 회사로 옮겨도 난 괜찮은데 ....남편이 작아지는 모습은 보고싶지 않다.
남편이 작아지면 난 이제 맘껏 성질내 낼 수가 없잖아...힘들다고 짜증내고 나중에 창피할 정도로 내 감정 다 보이고....그런짓 할 수가 없잖아.
마마보이라고 늘 맘속으로 흉봤는데....내겐 그동안 큰 나무였다는게 이제야 느껴진다.
그 큰 나무가 지금까지처럼 당당한 모습으로 잇도록 내가 좀 말랑말랑하게 촉촉하게 굴어야겟다 생각해 놓구서는...오늘 아침에도 출근하는 사람 붙잡고는 큰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문제가 어떻고...하고는 내 골치거리를 남편에게 절반 옮겨주었다.
다 한 담에서야 나 왜이러지..싶었지만...말없는 이 남자 더 말없는 얼굴로 전쟁터로 갓다.
난 왜 이럴까....맘이 짜안해서...안하던 짓을햇다.
핸드폰에다....문자메세지를 보냈다...야하게...
그러고는 또 나 왜이러지...이건 오바야...회사에서 문자 메세지 보고 짜증낼 것 같애...나 왜이러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