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그대에게 가는 길-중에서
오후의 노래 누구에게 도둑 맞았을까 곱디고운 한 쪽 가슴 뜨락에 들이치는 휑한 바람아 사는 일이 바둑판에 돌 놓는 것 같아 축인 줄 알면서도 졌네졌네 하면서도 포기하지 못해 아직도 제 주장이 꼬들된다 이제는 내 가난을 용서해 주고싶다 이제는 무엇이든지 서늘히 보고싶다 오동나무처럼 어느 한적한 촌락에서 묵묵히 쓸모 있게 늙고싶다 하이얀 망초꽃 흐드러진 강둑에 말매미 긴 울음 울다 목쉰 오후 앞산 휘둘러 넘은 구름에 소나기 한 줄금 맞은 들 어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