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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한테 대들고.. 속상해서요


BY 와니 2003-11-20

친정엄마와 이틀째 냉전중입니다.. 냉전중이라 말하는것도 참 싸가지(?) 없게 생각되네요..

이유인즉슨 15개월된 제 딸내미를 일주일에 한번씩 두시간만  좀 봐달라는 말을 했다가, 엄마가 매몰차게 거절하시는 바람에 서운한 감정이 생겨 이러쿵 저러쿵 급기야는 서로 감정이 상하고 말았답니다..

 

아이 키우는 엄마들은 모두 그렇겠지만, 한때는 잘나가는 직장생활이 있었는데, 집에만 있으려니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답답해서 남들처럼 누가 아이좀 봐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 같았죠.. 저는 친정옆에 살기 때문에 엄마에게 기대고 싶었지만, 엄마가 워낙에 딱잘라 거절하셨고, 나이는 젊지만(54세) 이곳저곳 몸이 아프다고도 하시고 저도 애를 키워보니 너무 힘들어서 엄마에게 맡길 생각은 안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저랑 연년생인 친언니가 답답하다면서 같이 문화센터에 다니자고 하더라구요.. 언니도 19개월된 아들을 키우는 전업주부인지라 저처럼 답답해 하구.. 언니는 시댁옆에 사는데 그쪽 시어머니도 아이를 안봐주시거든요.. 자기는 시댁에 아이를 잠깐 맡기고 올테니 저보고는 친정엄마한테 잠깐 맡기고 일주일에 한번씩만 다니자구요..

 

문화센터라고 해봐야 일주일에 한번 두시간정도 하는건데 그정도쯤은 엄마가 아이좀 봐줄줄알았는데.. 그것도 싫다 하시면서, 그딴 소리 하려거든 집에도 발 끊으라는둥.. 딸년들이 엄마 등골을 빼먹는다는둥.. 못되먹었다는둥.. 아무튼 별 소리를 다 하시더라구요.. 저도 나름대로 서운해서 몇마디 대들었구요.. 나중에는 친정아빠한테까지 서운한 말씀을 하셨는지 아빠도 전화해서 야단하시더군요..

 

어제 애 업고 엄마한테 가니, 엄마는 말씀 한마디 안하시고 김장거리를 사다가 다듬고 계시더군요.. 어색하게 앉아 있으려니 도로 집으로 가라 하시길래 그냥 다시 나왔습니다..

오늘 김장 하셨을텐데.. 어찌 됬는지 가보지도 않고 전화도 안했습니다..

 

부모님이 저희 키우시면서 고생한거 저도 다 압니다..  근데 조금 서운하긴 하네요..

저 못된 딸년인가요?

내일은 엄마한테가서 어떻게 해야 엄마 기분이 풀어지겠습니까?  어떻게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