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간만에 친구한테 전화를 했다.
특별한 용건없이 그냥 잘사나 안부전화나 한다고 한것인데
이렇게 찜찜하고 후회가 될줄이야..
친구한테 전화하니 또다른 친구가 그집에 놀러와 있다면서
날 바꾸어 주었다...
그친구는 중학교때 친하게 지냈었지만 고등학교를 다른곳으로 가고부터는
뜸해지다가 스무살 넘어서는 거의 연락을 안하고 친구한테서 간혹 소식만 들었다.
그 친구는 남보기에 활기차고 너무 자신만만하게 살아가고 있다는걸
어릴적을 생각해보더라도 충분히 상상할수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통화중에 대뜸 우리집에 놀러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친구한테서 그애가 다단계를 한다는 말을 들어서인지 썩 내키지도
기분이 좋지도 않았다.
하지만 중학교때 친구이니 놀러올수도 있다. 충분히.....
만약 두달전의 나라면 반갑게 흔쾌히 오라고 했을테지만 지금의
내 생활은 두달전과는 달라져있어 한번에 반갑게 오라고할 처지가 못된다.
이런 내 자신이 비참하고 싫다.
괜히 옆에 있는 남편한테 원망의 화살을 날려도 본다...
전에 살던 집의 반으로 줄인 집..(전에도 넓지는 않았지만..)
생활이 달라지니 내 마음도 좁아졌는지 매사가 그저 좋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괜히 자신도 없고 친구들 사이에 안좋은 소문이 날까 조심스럽기도 하다.
집 평수만 줄었을뿐 나는 그대로 나인데 왜 이렇게 자신이 없고 움츠러 드는걸까?
나 혼자만의 자격지심일수도 있겠지만 분명히 친구들 눈에도 불쌍(?)하게 보일텐데..
마음속으로는 다시 부지런히 벌어서 어서어서 좀더 넓은 곳으로 가야지 싶지만
현실이 따라주질 않으니 조바심만 인다..
그러니 지금의 처지가 앞으로 몇년동안은 이어질텐데
언제까지 친구들 안보고 살수도 없고...
마음넓게 인정하고 화통하게 지내지 못하는 내자신이 너무 싫다.
쓸데없이 사서 마음고생하는 내 자신이 우습고도 한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