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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너무아파서...


BY 바람 2003-11-23

며칠동안 가슴이 꽈-ㄱ 막혀서 정말 힘이 드네요.

며칠전에 남편회사에서 승진인사가 있었답니다.

10년넘게 회사에 다니면서도 남편이나 저는 "승진"은 정말 남들 이야기였어요.

시험봐서 승진하는 것도 아니고,몇년 근무하면 급수가 올라가니 그런가 보다 했어요.

회사에서 시행하는 각종대회에 나가서 대상 도 수상했고(전국대회),능력도 인정하는 것

같았고 정말 성실하고 야무지게 일 처리 잘한단소리 자주 듣고...

그런데 5년전부터는 계속 진급대상에 올라가도 최종적으론 탈락하더라구요.

며칠전에도 1순위로 올라갔고 거의 확정되어서 다음날 아침 발표만을 기다렸는데

전혀 엉뚱한 직원이 된거예요.

10년동안 주위사람들이 능력은 아무것도 아니다.

금송아지가 있어야 한다.

그들도 상납하고 올라갔는데 받야야하지 않겠느냐...

별의별 이야기 다들어도 무시했어요.

그렇지만은 않을거다...하구요.

지금와서 오히려 부끄러운게 직속 상관들 이름하나 모른다는거예요.저 너무 한심하죠?

올곧은 선비같은 남편,

너무나 가정적이고 성실한 남편이 정말 처음으로 인사 발표후 저렇게 아파합니다.

다음에 더 좋은 일이 있으라고 이렇게 되는 거다. 아무도 원망하지말고 더 열심히 살자고

서로 위로했습니다.

어쩌면 지금 직장을 잃고 우리보다 더 힘들어 하는 분들에 우리가 이러는게 얼마나 잘난척

하는것 같아보일까 오히려 조심스럽습니다.

이렇게 글을 써내려가다보니 한결 스스로 위안이되었습니다.

아직 어딘가에는 성실하고 능력있고, 아부할줄모르는 사람을 인정하는 그런 곳이 남아있으리라 믿습니다.

모두모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