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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우울증이.....


BY 남은이 2003-11-29

아침부터 저놈의 웬수가 속을 뒤집는다.

어제 저녁 끓인 국 아침에도 놓았다고 수저도 안대보고

쫄았네 어쩌네  어제 저녁 반찬이 그대로네 어쩌네......

 

어제 부터 다시 우울증이 도지는지 기분 엉망인 마눌

은 생각 않고 궁시렁 궁시렁......

 

뒤통수를 한번 멋지게 날려 주었으면 속이 후련하련만

마음 넓은 내가 참자 참자........

 

결혼 십년 정말 피터지게 싸우고 거기에 우울증과 싸우고

이제는 지처서 남의 집 개가 짖나 해야 하는데 오늘처럼

기분도 날씨도 우울한날은 저놈의 우리집 개짓는 소리가

내 심장을 찌르고 우울증에 선풍기를 돌려댄다.

 

평생 마눌 기분이나 애들기분은 안중에도 없었던 사람이니

친척보다 가깝다면 가까웠던 8년지기 이웃이 이사를 가서

기분 꿀꿀하다는 마눌 기분 헤아리겠느냐마는......

저 웬수 선풍기나 돌리지 말지...ㅉㅉ

 

똑같이 아들 둘에 비슷한 연배 난 마흔 (나보다 어리지만) 서로 어려운

처지 이해하며 속에 있는 말 하고 한참 우울증에 시달릴때

말벗이 되어주었는데 그렇게 홀연히 떠난단다.

 

커다란 키에 서글서글한 얼굴로 발이 넓어 아느 사람도 많고

아는 것도 많은 거기에 비해 사람많이 사귀지 못하고

어쩌다 옆집에서 만나 죽자 살자 한사람만 사귀는 나에게

위안이 되었었는데......

 

그 아짐이야 내가 부러워하는 타고난 자기의 성품대로 새로운

곳에서 쉽게 또 사람을 사귀겠지만 난 이제 사람을 사귀지 못할

것 같다. 조금 안다 싶으면 떠나고 떠나고 떠날때마다 가슴 아프고

친척도 친구도 없는 이곳에 와서 너무도 외로운것 같다

 

차라리 나도 떠나고 싶은데 그럴 가망은 없고  초등학교 다니는

남자 녀석 둘은 벌써 친구와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겨울인데 너무 외롭고 슬프다.  창고 뒤져 크리스마스 트리라도

꺼내서(이사가는 사람이 주고 간것) 달아 볼까나

이놈의 우울증 언제나 낳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