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리님의 글을 읽고 저도 한순간 옛 추억에 잠겼었지요. 서울살다...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잠시 전주에 내려가 살았던 적이 있었어요. 그 곳은 누에고치의 실을 뽑아 비단을 만들던 그런 공장의 사택이었답니다. 온통 장미꽃이 만발했던.. 그래서 저는 세상의 여자들이 장미를 가장 좋아한다는 말을 이해 못했었지요. 그당시엔 가장 흔한 꽃이었거든요. 저에게는. 한아름 꺾어다 선생님 책상에도 꽂아 드리고. 노랑 장미, 분홍 장미, 흑장미, 백장미.... 지금 생각해보면 얼마나 환상적인 곳에서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내왔는지... 지금도 노랑 장미와 분홍 장미를 보면 가슴이 탁 막히듯...어떤 그리움이 떠오른답니다. 그래서 우리가 뜨락이 넓은 집을 샀을때 바로 노랑 장미와 분홍 장미나무를 장에 나가서 사다 심었답니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꽃이 미쳐 다 피기도 전에 벌레가 어찌나 먹어 대는지... 옛날의 그 감상엔 젖어보질 못했었지요. 그리고 그 어린 시절에 공장 언니가 가져다 준 그 맛있는 간식이... 서울로 다시 이사 왔을때, 길가에서 팔던 그 뻔데기 였다는 사실. 어릴적엔 둘도 없는 맛있는 간식이었건만, 서울의 길에서 본 그 뻔데기는 벌레로 보였던 것이었다...ㅠ_ㅠ 그래서 아직껏 뻔데기를 못먹고 있답니다. ㅎㅎㅎ 그리고 우리집 앞에도 뽕나무가 있었나봐요. 난 그게 뭔지 몰랐었는데 길바닥에 검보라의 얼룩이 잔뜩 져있는 계절이 있더군요. 오디가 너무 흔해 길가에 마구 떨어져 흩어져 차가 밟고 지나고, 사람들이 밟고 지나고. 그래서 길엔 온통 검보라의 얼룩투성이었죠. 동네 아이들은 나무에 올라타 오디를 따먹더군요. 서울선 아줌마들이 길에서 스텐대접에 담아 팔고 있던데... 제가 어린 시절에 살던 장미화원의 사택을 지금도 그리워 하듯.. 우리 아이들이 훗날. 전에 살던 뜨락 넓었던 그 집을 그리워 할까요? 며칠전에 제 사무실 책상에 인터넷을 설치했답니다. 가끔은 별빛 마을에도 찾아올수 있게 되었지요. 제 사무실은... 경치가 참 좋답니다. 집에선 앞에 건물이 생기는 바람에 볼수 없었던 경춘선 기차지만, 여기선 제 사무실 바로 뒤로, 가끔은 빠~앙~ 소릴 내면서 달려가지요. 사무실 앞쪽엔 경춘가도, 희망을 향해 달리는 사람들이 몹시 바빠 보이는 그런 길입니다. 첫눈이 내리던 날엔 사무실에서 창밖으로 나무에 활짝 핀 눈꽃도 싫것 감상했었답니다. 가끔씩... 정말 행복한것 같단 생각을 합니다. 작년, 그리고 올해, 얼마나 공부에 매여 고생을 했는지... 그 고생의 보람을 지금 만끽하고 있지요. 사무실의 세 분도 너무 친절히 잘 대해 주시고 저도 사무실에 자주 드나드시는 손님들을 반기고, 그분들도 제가 대접하는 인스턴트 커피 한잔에 몹시 즐거워 하시지요. 오늘도 하늘이 맑네요. 저는 요즘 이렇게 깊은 겨울로 향하고 있답니다. 마른 나뭇가지들을 봐도 쓸쓸해 하지 않으면서요... 지금도 사무실 뒷편으로 그리움을 가득 실은 경춘선 기차가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