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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의 추억


BY hjnjh 2003-12-07

오디... 가물거리는 기억속에..그 시골마을 온동네가 온통뽕밭이었던 곳. 잠실이라는 커다란 일제식 건물이 있던.. 마당에는 온갖 종류의 나무들이 자라고 메달려 놀던 나무가지 아래는 오래된 석등이 있었고 사무실이라고 부르던 목조 건물앞에는 커다란 돌로만든 어항에 금붕어들이 놀고 있었다. 마을의 아낙들은 모두다 머리에 수건을 쓰고 내가 들어가 앉아도 넉넉한 커다란 대바구니에 아침부터 뽕잎들을 따서 담고 축축하고 서늘한 캄캄해서 좀 무섭기도 한 지하실에다 가져다 놓고 한 무리의 아낙들은 벽 가득히 들어있는 누에 선반을 엎어 신선한 뽕잎을 갈아주곤 했다. 갈색 종에 다닥다닥 붙어있던 누에알. 까만 개미 누에...우유빛나 나는 징그런 큰누에.. 고치..번데기..나방.... 어린날 나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누에의 한살이는 빠삭하게 알고 있었다. 외갓집 울타리안 텃밭에는 뽕나무더미들이 산더미 같이 싸여있었고 부억 아궁이에선 항상 뽕나무들이 타고 있었고 겨울 안방엔 놋쇠화로에 그 동글동글하고 빠알간 뽕나무재들... 지금은 맛도 잃어 버린 그 오디의 추억들,,, 그렇게 흔한 뽕나무였는데..난 왜 오디를 먹은 기억이 잘 안나는 걸까? 뽕밭에서 자라던 그 꼬장꼬장한 뽕나무 말고 외갓집 정원에서 자라던 그 휘휘늘어지던 그 뽕나무.. 잎파리도 좀 다르게 생긴.. 그 뽕나무에 달린 까만 오디를 땃던 기억은 나는데. 7살... 서울에 올라와서 가족들과 함께 살면서 난 그 뽕나무의 기억을 잃어 버렸다. 학교에 들어가고...방학때 마다 놀러가는 외갓집엔 오디는 없었고..끝없이 펼쳐진 뽕밭만 있었다. 더불어 가을에 익던 그 노오란 탱자들에 대한 기억도.. 내가 열심히 학교에 다니는 동안 오디는 다 떨어지고. 가을날 울타리에 가득 달렸던 탱자도 함께 사라진뒤. 항상 방학은 때가 어긋낫었다. 항상 마음의 고향으로 남아있는 나의 어릴적 외갓집... 동구밖 그 삼거리에서 아무리 늦은 밤이라도 언제나 손녀딸을 기다려 주시던 하얀 외할머니도 돌아가시고.. 푸근하게 넉넉한 웃음으로 맞아주시던 외삼촌도 돌아가시고...그 어릴적 추억이 살아 숨쉬던 사랑방이 있던 그 마당 넓은 고가도 이젠 남의 집이 되어버렀다. 대신 그 넓은 잠실이라고 부르던 곳에 일제식 건물은 다 허물어져 버리고..번듯하게 들어선 2층 빨간 벽돌집... 마당은 굵은 자갈들이 깔려 주차장이되고.. 그 하늘을 찌를듯 높이 자라난 태산몽나무와 소나무들 봄마다 흐드러지게 피는 연산홍나무.. 어릴적 매달려 놀던 그 늘어진 소나무 가지는 내 허리께도 안오고.. 변함없이 집을 지키는 탱자나무 울타리는 그대로 인데... 온통 뽕밭이었던 마을은 이제 뽕나무는 간데 없고 배나무들로 바뀌었다. 유난히도 붉은 그 마을의 흙... 까만 배나무 가지...그 하얀 배꽃.... 아름답게 되살아 나는 그 어릴적 추억... 외삼촌의 장례를 치르러 도착했던 그 새벽 정말로 수십년만에 본 그 마을의 봄... 그 아름답던 봄과 함께 외할머니의 그 따사로운 영상과 함께.. 하늘로 가신 외삼촌과 사촌들과 함께... 나의 고향은 그렇게 나의 마음에 담겨졌다. 생각만 해도 따스한 마음의 고향.. 오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시골에 와 살면서..난 다시 오디를 만나게 되었다. 북쪽 마을에도 이렇게 뽕나무가 천지인 줄은.. 정말로 몰랐었다. 스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