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793

하늘나라로 간 우리 폴라...


BY 하이디 2004-02-21

가족과도 같은 개가 한마리 있었습니다. 5년여를 우리와 함께 즐거워하며, 우리가 외출을 하면 늘 우리를 기다리던 착한 개였답니다. 푸들이지만, 갈색이어서 귀한 개였지요. (애프리 코트라고 불리우지요.) 우리도, 폴라가 좋아하는 종류의 외식을 할때면 늘 폴라몫도 남겨 챙겨가곤 했었답니다. 그런데 며칠전부터 심하게 아팠더랬습니다. 저는 직장나온답시고, 그렇게까지 아팠던 걸 몰랐었습니다. 하도 기운이 없어 보이길래 마침 봄방학을 한 애들에게 병원에 데려가 보라고 했습니다. 제가 애견미용을 했을 시절에 있던 병원에, 폴라를 데리고 갔었답니다. 첫날에.. 의사선생님께선 링거를 맞춰주시면서 99%는 가망이 없다고 말씀하셔서 둘이 함께 갔던 딸들이 울면서 병원서 나왔다고 합니다. 애들끼리 조를 짜서 둘씩 매일 폴라를 데리고 다녔더랬습니다. 그리고 밤에도 링거 주사바늘이 빠질까봐 지들끼리 조를 짜서 돌아가면서 새벽내내 한잠도 안자고 간병을 했답니다. 오늘도 제가 아침운동을 가려고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보니 아들아이가 계속 폴라의 등을 쓰다듬고 있더군요. 아들아이는 새벽 3시부터 잠도 안자고 계속 폴라의 간병을 하고 있었더군요. 오늘 좀 기운을 차리는가 싶었는데... 그래서 아침운동하고 출근하려고 버스정류장에 섰는데 딸애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 폴라가 안 움직여.." 15분 기다려 간신히 오고있는 버스를 마다하고 집으로 뛰었답니다. 이미 숨진 뒤었지만.. 나이도 너무 많고, 가슴부위에 있던 멍울이 아마도 암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애써주셨던 병원원장님의 성의도 뒤로 하고서... 어제, 가장 좋아하고 따르던 저에게 무언가 하고픈 말이 있는듯, 애처롬게 바라보던 눈빛이 지금도 자꾸 생각이 납니다... 스님이 키우시다, 너무 사람을 좋아해서 며칠만 집을 비워도 토하고 밥도 안먹고 한다며 외출이 많으신 스님이 키우기 힘들다고 저희집에 맡긴 폴라였답니다. 스님이 키우셔서 그런지 마치 도를 닦은 개처럼, 사람처럼, 너무나 우아하고 착하고 조용한 개였습니다. 폴라를 본 사람들은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지요. 사람으로 치면 귀족같다면서... 저도 출근하다 말고 들어간 집에서 한바탕 울고, 링거맞던거 빼어 정리해주고 8천원 택시비 날리며 간신히 출근했습니다. 출근하는 차안에서 눈물이 어찌나 나오는지 혼이 났답니다. 남편이 퇴근후 종이 상자에 넣어 우리가 전에 살던 뜨락이 넓던 집 뒷산에 묻어주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최선을 다했기에... 우리 폴라도 쓸쓸하고 외롭지 않게 먼길을 떠났으리라 위안을 삼아 본답니다. 5년여를 함께 살았지만, 50년을 산것처럼 정이 듬뿍 들었던 폴라... 혼자서 먼 길을 떠나지만..우리가족의 사랑을 함께 갖고 떠나겠지요. 오늘..오랫만에 촉촉한 비가 세상을 적십니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 폴라의 죽음.,. 퇴근후..텅 빈듯한 집에 가면 그때야 실감이 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