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지난 일이 되어버렸다.
그러니까 화이트데이의 한 3~4일 전에 마트에 갔더니만
사탕을 수북이 놓고 파는 거였다.
왜 저런 짓을 하나 했더니 며칠뒤에 화이트데이 라는 거다.
아, 그렇구나 하고 모르는 척 있었다.
남편이 나에게 다가와서 은근히 물어본다.
_ 저기 사탕 바구니 하나 사줄까?
_ 아이, 지금이 밤인데 애들이 먹으면 이가 다 썩어. 사지마.
내 말은 지금 사지말고 화이트데이의 전날에 감쪽같이 사와서
애들 잘때 같이 풀어보자는 것이었다.
근데 의미 전달이 상당히 살벌하게 잘못되서
남편은 그냥 사탕 바구니를 놔두더니 휭 하고 마트 밖으로 나간다.
화이트데이때 임박해서 사려나보다고 했다.
안 사온다.
뭐,나는 원래 사탕을 싫어해서 사실 초콜렡으로
사달라고 할참이었지만 기분이 별로였다.
왜 사탕을 안사왔냐고 하자 그 때 사준다고 할때
사지 말라고 했으니 안산다는 것이다.
아고, 속터져.그런다고 안 사면 어떻게 되는가.
그래도 사야 하는건데.
그래서 화이트데이가 다끝나기 전에 빨리 밖에 나가서
맛난 사탕을 바구니로 사달라고 발을 동동 굴렀다.
_ 빨리 사탕을 사 달란 말욧!!알았엉?
-으미~...늦었잔어!...됐어.그냥자자.
아니, 됐다는 말은 해도 내가 하는거지 왜 자기가 하는가 말이다.
말이 앞뒤가 안맞고 어이가 없었다.
말이 안통하는 이 밍밍한 기분...
그리고 남편의 한 마디.
_ 발렌타인 때 초코렡은 정말 맛있었어.
허걱!!!
염치가 없고 순 얌체다. 바보 멍청 궁뎅이, 돼지 코뿔소
라고해도 안 사준다.
그냥 포기했다.
그렇게 날이 흘렀다.
새삼스럽게 그 날이 생각나서 적어봤다.
원래는 참 자상한 사람인데
눈치는 왜 그렇게 없나 모르겠다.
그러게 사람인가 보다.
다 갖추면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그걸고 만족하고 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