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한 십여년전 직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그날도 평상시와 같이 민원인을 상대로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다니고 있었는데 같이 일하던 동생이
마구마구 웃지 뭡니까?
그래 뭔데 그렇게 웃느냐 했더니
서류에 적힌 이름을 보고 웃고 있지 뭐예요.
나중에 넘 황당해 뒤로 나가떨어질뻔 했지만
그땐 뭣 모르고 둘이서 히히덕 거렸습니다.
한창 가랑잎만 굴러도 웃던 이십대 초반이었거든요.
"어머, 언니 이것좀 봐 이백원이 뭐야 이백원이 ---ㅎㅎ"
"그러게, 야 아까 보니까 오백원씨도 오셨던데 혼자 웃다 말았다 ㅋㅋ"
"옛날에는 만석꾼 되라고 만석이, 천석이 했다잖어"
한참 둘이서 떠드느라 누가 앞에와 앉는것도 몰랐지 뭡니까.
그런데 등꼴이 잠깐 오싹
"그렇게 웃기나, 아가씨들!
백원짜리가 나말고 또 있던가 보네" 하는 묵직한 음성이
들려 고개를 들어보니 언제부터인지 중년아저씨 한분이
앉아 있더란 말씀.
웃다가 기절한뻔 했슴다.
얼굴이 벌개져 있는데 저쪽 끝에서 "오백원씨 서류 찾아가세요--"
하는거라, 거기다 몇분 걸러 천석씭, 만석씬지를 부르는게 아닌가
그 아저씨께는 미안했지만 그만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입을 손으로
막고 창고 안으로 뛰어 들어가 박장대소했습니다.
나중엔 그아저씨 또 보게 될까봐
둘이서 서로 나가보라고 밀어대다 상관한테 직빵 깨졌드랬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