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금이 끝나고 젤루 재밌는게 뉴스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만큼 모두들 정치에 관심이 많아진거 겠지요..
탄핵의 후폭풍으로 이정도 쯤은 무지 좋은 영향이라 생각합니다.
전 대선에 노무현 후보를 찍었습니다. 그때 저의 생각은 최선은 아니지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차선이라고 생각했지요....그리고 노무현이란 인간존재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은 별로 없었다가 정답일겁니다.
하지만 요즘 정세속에서 여러가지 글들을 읽으며 유시민 의원이 말했던 인간적으로 노무현을 좋아한다는 말을 새삼스럽게 생각하게 됩니다.
오히려 이번 정국을통해서 생전 생각도 안해본 대통령이 쓴 어버이날 편지나...청남대를 내놓으면서 대통령이 썼던 편지를 읽게 되고 인간 노무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무릇 일국의 지도자라면 요구되는 여러가지가 있겠고 그에 모자라는 점이 많이 있는것도 사실이지만 일부 신문들에 의해 넘 많이 감춰졌던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탄핵정국에 대한 찬반을 떠나 이런 관심이 생겼을때 한번 읽어보시라고 퍼왔습니다.
물론 보신분도 계시겠지만요...
서론이 넘 길어 죄송...(__)
한국 정가에 형성되는 노무현 신화에 대하여
이번 한민자의 탄핵 가결과 그 결과를 노무현이 미리 다 알고 유도했다는, 그래서 이것이 노무현의 도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실 그런 추측은 노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양쪽에서 제기되었습니다. '노무현은 다 알고 있었다'는 한 마디로 요약될 수 있는 이 의혹은,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한국의 정치인들 사이에 신화적 존재가 되었음을 암시하는 한 단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볼 때, 노무현은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아슬아슬한 존재였습니다. 툭하면 말 잘못했다고 얻어맞고, 대북송금 특검이니 이라크 파병 같은 문제들로 보수 세력과 미국에 끌려 다니며 개혁세력의 표를 다 잃어버리고, 지지율 30%를 못 넘는 대통령을 바라보며 절망감을 느꼈지요. 과거 대통령의 권력은 검찰, 언론, 국정원, 국세청을 통해 유지되었습니다. 대통령이 국정원을 통해 정적들에 관한 정보를 손 안에 다 가지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검찰을 풀어 잡아넣을 수 있고, 털면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는 현실에서 세무조사 가동시키면 끝이고, 또 친정부적 언론을 통해 유리한 여론을 조성해 나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노무현은 그 네 권력 기관을 다 독립시켰습니다.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신문 권력은 이미 노무현에 적대적이었고, 지난번 젊은 검사들과의 토론은 검찰의 독립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습니다. 국회 내 지지 세력마저 미미한 가운데 이런 모든 권력을 다 풀어 독립시키는 노무현 대통령을 바라보며 개혁 세력 내에 위기감이 컸던 것이 사실입니다.
오죽하면 "정권은 뭐하러 잡았나" 라는 제목의 칼럼이 다 나왔겠습니까?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대통령을 조롱하던 한나라당은 독립된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로 '차떼기당'임이 드러나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합법'을 가장한 의회독재 세력이 탄핵 가결로 오히려 강한 역풍을 맞아 소생의 가능성이 희박해진 반면, 별로 인물도 없어 보이는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50%에 이르는 현실을 보며, "노무현은 다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경이감이 그의 지지자들을 고무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에, <이번 일이 노무현의 계획된 도박이었다>는 주장이 한민당과 수구 언론에서 흘러나오고 있다는 사실은 좀 심각합니다. 이번 의회 쿠데타 세력이 보여준 전략은 <적장을 단칼에 베어버리고 기세를 제압하겠다>는 왕정시대적 사고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적장'이 신화의 인물이 되어 있다면, 그것은 이미 군대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음을 반증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마 본인들도 처음에는 탄핵 가결까지 가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노무현이 사과해 주기를 바랐겠지요.
그러나 그들이 사과 한 마디 받아내고자 그런 무리수를 두었을까요? 사과하면 될 일로 탄핵을 한다는 발상도 기가 막히지만, 만일 노무현이 사과를 했다면, 한민당은 탄핵에까지 갈 수도 있는 '중범죄'를 '자백'한 대통령에게 스스로 하야 하라고 밀어붙였을 것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그들은 노무현에게 붙어있는 '불안한' 이미지를 고착시키고, 대세를 돌려, 그동안 "차떼기당"으로 전락한 당 지지율을 단숨에 반등시킬 수 있으리라 기대했을 것입니다. 한민당이 구체적인 탄핵'안'을 들고 나온 그 순간부터 이미 사태는 어떤 방향으로든 극단적 결말을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아마도 양날의 칼이라 생각했겠지요.
사실 많은 분석가들도 탄핵 가결이 한민당에게 유리하게만 작용하지 않으리라는 정도는 예상했지만, 아마도 사태가 매우 복잡하게 전개되리라 생각들을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쿠데타 세력의 평정'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선,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움직이던 과거의 행정부와는 달리, 노무현의 내각은 대통령이 없어도 전혀 흔들림이 없습니다.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일년 동안 강금실, 이창동, 김두관 같은 여러 명의 스타급 장관들을 만들어내었는데, 그 중 강금실 장관이 법무 책임자로 떡 버티고 앉아, 야당 세력에 휘둘릴 수 있는 고건 총리의 균형을 잡아주고 있습니다.
저는 강금실이라는 인물을 좋아하면서도, 어디까지나 주어진 업무에 충실한 행정가일 뿐 대통령이 될 만한 정치가는 아니라고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해서 여론을 선점하는 순발력과 TV 화면 앞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예민한 정치 사안들에 대해 명쾌하게 입장을 밝히는 모습을 보며 정말 인물이다 생각을 했습니다.
또 한국 언론이 바뀌었습니다. 쿠데타 세력은 먼저 언론사를 장악한다고 하지요. 그러나 이번에는 의회에서 일어난 모든 일이 전국에 생중계되고 나니 사태가 의외로 빨리 종식되어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한국인의 정치문화가 엄청나게 성숙했습니다. 3월 20일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저녁 7시 되기 전부터 모여 11시 45분까지 (제가 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아침 6시 45분이었습니다) 5시간을 요동치 않고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의 모습이 얼마나 감동적이고 희망적이었는지 모릅니다.
저는 우리가 이렇게 달라졌는지 몰랐습니다. 정치 분석가들도 몰랐습니다. 한민당은 더더구나 몰랐습니다. 그런데 노무현은 그 국민에 걸었습니다. 도박이라고 우기려면 우기라고 하십시오.
(그러나 노무현이 탄핵까지 '각오'했다는 선에서라면 모를까, 그 일을 미리 '의도'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무래도 심하지 않습니까?)
한민당은 노무현에게 기가 질려 있는 것 같습니다. 노무현은 국민을 볼모로 한 나눠먹기 협상에 응하지 않습니다. 그를 적으로 삼았던 사람들은 모두 다 치명적인 상처를 입고 물러났습니다. 이인제가 그렇고 정몽준이 그렇고 민주당 구세력이 그렇고 이제 한민자 전체가 그 목록에 추가되고 있습니다.
<밥그릇 나누기>가 구 정치의 생존 방식인데, 노무현은 그것을 거부하기 때문에 기존 정치 세력은 아무도 그를 좋아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정치권에 돈을 대며 기득권을 유지하던 재벌도 그를 좋아하지 않고, 언론 권력을 무서워하지 않으니 조중동's도 그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노무현은 직접 국민을 상대하려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구 정치 세력에게는 도박으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국민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노무현은 신이 아닙니다. 단지 그는 국민을 너무 믿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노무현의 지지자들은 그를 향해 어머니와 같은 연민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무현은 그 믿음으로 국민을 움직입니다. 백성이 곧 하늘이라면, 백성을 향한 노무현의 신뢰는 저와 같은 그리스도인들이 본받아야 할 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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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빠가 아니라 노무현 엄마입니다
얼마 전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는 한 우익 집회에서 사회를 맡은 사람과 청중이 주고받으며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가리켜 했던 발언들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도 못나온 사람이 어떻게 국모가 될 수 있느냐'고 열변을 토하는 그의 얼굴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에게 기대함직한 교양은 - 학벌을 중시하는 사람들의 기준으로 말입니다 - 전혀 느낄 수 없었고, 방송 화면에 얼굴이 비춰지지는 않았지만 그가 '국모'라고 부르는 사람을 향해 상소리를 뱉어내는 청중들, 그리고 마이크를 잡은 채 그 상소리를 반복하는 문제의 그 사회자 … 모두 그 집회의 교육적 문화적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게 해 주는 단면이었습니다.
'대가 집 종들이 주인보다 더 세도가 높다'는 옛말이 있습니다만, 우리 사회 기득권층의 한 면면을 형성하는 지식인층이 그동안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보여 왔던 경멸적 태도가, 사실 학력으로 따지고 보면 말 꺼내봤자 별로 득 볼 것도 없는,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슬픈 현실을 목격합니다.
그동안 언론 권력이 이슈화해 온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흠잡기의 큰 부분은 지식인의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보수 언론은 '대통령 노릇 못해먹겠다'는 푸념 같은 '교양 없는 말'이나 재신임 요구와 같은 '가벼운 처신'을 줄곧 문제삼아 침소봉대하곤 해왔습니다. 말과 교양은 전통적으로 귀족을 귀족 아닌 사람들과 구분하는 주요 잣대였고, 그것은 곧 지식에 대한 기득권층의 독점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제적 부와 정치적 권력과 사회적 지위와 문화적 교양과 지식을 한 계층이 독점해 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한 예외로, 동아시아에서, 과거제도는 귀족 아닌 사람이 학문 수련을 통해 그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했습니다. 막스 베버가 중국 사회 분석의 한 열쇠로 삼았고, 지난 세기 한국의 경제 발전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우수한 인재 풀 형성의 역사적 배경으로 들고 있는 바로 그 제도입니다 (한 예로 UC-Berkeley의 사회학자 Peter Evans가 쓴 Embedded Autonomy라는 책이 있습니다).
노무현은 사법고시라는 현대판 과거제도를 통해 상류층에 입문했고 극적인 대선 과정을 통해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는 한국 기득권 사회의 '적자'가 아닙니다. '서자'는 항상 몸을 낮추고 기회를 노려야 합니다. 기득권층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적자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기득권층의 이념과 행동방식의 옹호자가 됨으로서 스스로 그 집단의 이익을 위해 꼭 필요한 존재임을 입증해야 합니다. 한나라당 내에서 재야 운동권 출신 의원들이 그래온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한 상궁'이나 '장금이' 꼴 나기 십상이지요. 최 상궁과 금영이는 5대째 왕궁의 경제와 수랏간을 쥐고 있는 막강한 가문의 후원을 받았지만, 한 상궁이나 장금이에게는 그 가문, 즉 '어버이'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한 상궁과 달리 장금이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를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민정호, 중전, 중종임금 같은 세력이 '어버이' 노릇을 대신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즉 장금이게는 낳아주신 어머니와 가르쳐 주신 어머니 한 상궁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비천한 출신가문을 보완해주는 다른 '어버이들'이 있었습니다. 노무현에게 국민이 있는 것과 같이 말입니다.
지난 해 어버이날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을 향해 드리는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은 어버이 날입니다. 저에게는 큰 절을 두 번 하는 날입니다. 한 번은 저를 낳고 길러 주신 저의 부모님께 감사드리는 절기입니다. 또 한 번은 저를 대통령으로 낳고 길러 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는 절기입니다."
여기서 노무현이 말하는 어버이로서의 국민은 정치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은, 가문을 대신하는 후원 세력으로서의 '어버이'이자 산고를 거쳐 노무현 대통령을 낳은 어머니입니다. 이것은 이어지는 편지 내용 중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헌법 제1조를 인용한 부분에서 드러납니다.
노무현이 국민을 어버이로 삼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에게는 그를 후원해 줄 기득권층 가문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기득권층에 아무런 '부채'가 없습니다. 아, 80억 가량의 빚이 드러났지요. 그런데 노무현은 그 빛마저 채권자인 재벌들에게 돌려주려 하지 않고 국민의 심판을 통해 청산하려 하고 있습니다. 참 매정하고 무서운 사람입니다. 그러니 재벌이 그를 좋아할 리가 없지요.
노무현 정치의 한 특징은 기득권층 사이의 상호채무 의식을 포함하여, 혈연, 지연, 학연 등 온갖 온정주의에 기초한 유교적 계급 질서가 정치를 지배하지 못하게 하는 데 있습니다. 대통령은 더 이상 나라의 아버지가 아니고, 대통령 부인은 더 이상 나라의 어머니가 아닙니다. 국민이 아버지이고 국민이 어머니입니다. 민주 국가의 상식으로 보이나 아직 상식으로 자리 잡지 못한 이런 발상이 그에게 가능한 것은 그가 기득권층이 낳은 통치자가 아니라 국민이 낳은 대통령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미국에 살다 보니 지난 대선에 한 표를 행사할 기회를 얻지는 못했지만, 그를 낳는 산고에 이모저모로 동참한 사람 중 하나로서, 어머니와 같이 아끼는 심정으로 노무현을 바라봅니다. '노빠'가 아니라 '노무현 엄마'입니다.
국민이 어머니임에도 불구하고 '국모'의 학력을 문제 삼는 저들의 정치의식은 언제나 왕정시대를 벗어날 수 있을는지요? 사고방식과는 별개로 그들은 전략적 차원에서도 잘못 짚었습니다. 누가 어머니이든, 우리의 전통은 어머니의 교양을 학력과 동일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