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정쟁자제'라는 박근혜 대표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정동영 의장의 "60-70대는 투표하지 않고 쉬어도 된다"는 발언에 대해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의 고위당직자가 최근 40대 실직 남성을 비하하는 것으로 오해를 살 만한 발언을 해 파문이 예상된다.
전여옥 대변인은 지난 31일 <스카이라이프·오마이뉴스>에서 공동 주최한 '각당 대변인 초청 토론회'에서 "제가 마흔 다섯인데 제 친구들이 벌써 실직해서 집에 있다"며 "직장을 잃은 남자가 남자냐"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이날 탄핵정국의 책임에 대해 토론하는 대목에서 "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자기 형님은 감싸 안으면서 남상구 사장 개인의 이름 석자를 (거론)한 것은 어른답지 않는 행동"이라고 지적한 뒤 이렇게 밝혔다.
전 대변인은 '문제의 발언' 바로 다음에 "(40대 실직 남성은) 사냥할 능력을 잃은 남자들"이라며 "그분이 대우건설 사장이었다고 해도 집에 있는 50대 실직자로 이제는 어디 가서 명함 한 장 건넬 수 없는 불쌍한 남자"라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이어 "남 사장은 아무것도 모르고 부인하고 (기자회견을) 봤을 텐데 가슴이 미어져 자살한 것"이라며 "대한민국 남자 중에 그런 모욕을 받고 한강물에 안 뛰어들 사람 있나"라고 노 대통령의 발언을 물고넘어졌다.
한편 전여옥 대변인은 어제(1일) 정동영 의장의 문제의 발언이 보도되자 논평을 통해 "명색이 여당의 의장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세대간의 갈등을 부추겨도 되는 일이냐"며 "노년층에 대한 단순한 경시를 넘어 우리의 살아있는 역사, 살아있는 증인, 살아있는 공헌자들에 대한 결례이며 모독이라고 생각한다"고 성토했다.
다음은 전여옥 대변인의 문제의 발언 전문이다.
"양기대 대변인이 대통령은 나라의 어른이라고 했다. 옳다고 생각한다. 저도 (대통령이) 어른이길 기대했다. 어른은 항상 여야, 국민 모두를 감싸 안아야 하고 조중동이든 한나라당이든 감싸 안아야 한다. 그게 어른의 본분이고 할 일이다. 어른은 어른답게 행동해야 한다.
탄핵가결까지 가게 된 것은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 때문이다. 저 역시 탄핵가결까지 가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한나라당에서도 (탄핵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인 의원들이 많았다. 국민들도 불안한 것은 싫다고 했다. 그런데 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 나와서 '내가 잘못한 뭐가 잇느냐, 시골에 사는 별볼일없는 내 형님한테 왜 좋은 학교 나오고 성공한 사람이 머리를 조아리냐'고 했다.
아니 추석선물로 3000만원을 생각한 분이 어떻게 보통분이냐. 그분은 시골에 사는 별볼일없는 사람이 아니다. 대통령의 형님이다. 그런데 자기 형님은 감싸 안으면서 남상구 사장 개인의 이름 석자를 (거론)한 것은 어른답지 않는 행동이다. 제가 지금 마흔 다섯이다. 벌써 제 친구들이 실직해서 명퇴해서 집에 있다. 남자들이. 직장을 잃고 있는 남자들이 남자인가. 정말 사냥할 능력을 잃은 남자들인데….
그분도 대우건설 사장이었다고 해도 집에 있는 50대 실직자로 이제는 어디 가서 명함 한 장 건넬 수 없는 불쌍한 남자다. 남 사장은 아무것도 모르고 부인하고 (기자회견을) 봤을 텐데 가슴이 미어졌을 것이다. 그래서 자살한 것이다. 대한민국 남자 중에 그런 모욕 받고 한강물에 안 뜨어들 사람 있나. 전 그분이 이민갈 줄 알았다. 어떻게 눈을 뜨고 낮을 들고 사나. 어른은 그렇게 하면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