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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투기,탈세의혹부터 벗어라!


BY 카멜레온 2004-04-08

'뉴한나라당'? 투기·탈세 의혹부터 벗어라
한나라당과 박세일 위원장의 선택을 지켜보겠습니다
  이봉렬(solneum) 기자   
초등학교 2학년인 예경이가 식탁 위에 있던 돈 천원을 허락도 없이 가지고 나가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가 크게 혼이 났습니다. 아이스크림을 사 먹은 것 때문에 혼이 난 것이 아니라 그 아이스크림을 친구가 사줬다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입니다.

식탁 위에 있던 돈이 없어진 것을 뻔히 알고 물어보는데도 시치미를 딱 떼는 바람에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을 사준 친구가 누구인지를 묻고, 가게에 가서 확인해보겠다고 엄포를 놓자 예경이는 그제서야 식탁 위에 놓여 있던 돈이었다고 '자백'을 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속상하는 일은 잘못을 저질렀을 때가 아니라 거짓말을 할 때입니다. 잘못했다고, 실수였다고 고백을 하면 쉽게 용서가 될 일을 애써 숨기려고 들면 부모는 매를 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 잘못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는 사실을 언젠가는 깨닫게 될 겁니다.

총선을 며칠 앞 두고 각 정당마다 인물이나 정책대결은 간 데 없고, 국민 앞에 용서를 구하는 큰 절을 올리기에 바쁜 모습입니다.

민주당의 추미애 선대위원장은 광주에서 속죄의 3보 1배로 선거전을 시작했습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 역시 노인폄하 발언으로 노인들의 용서를 구하는 큰 절을 하기에 바쁩니다. 선거 때만 그럴 게 아니라 평소에도 잘못을 저질렀을 때 바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국민 앞에 용서를 구하는 모습 하나만 놓고 본다면 한나라당의 TV광고가 단연 돋보입니다. 어스름한 저녁 장성한 아들이 어머니로부터 회초리를 맞습니다. 매 자국 선명한 아들의 종아리에서 여차하면 피가 흐를 것만 같습니다. 회초리를 때리는 어머니는 국민이고, 매를 맞는 아들은 한나라당이랍니다.

하지만 다시는 어머니 가슴에 못질을 하지 않겠다는 아들의 다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박세일 한나라당 공동선대위원장의 탈세 의혹과 부동산 투기 의혹이 들려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머니는 못질을 몇 번 더 당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나라당이 매질을 당해야 하는 이유는 대통령 탄핵으로 16대 국회의 대미를 장식한 거대야당으로서의 횡포가 그 첫번째이며, 차떼기로 명명된 한나라당의 부정부패가 그 두번째입니다. 민의를 거스른 탄핵사태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으니, 부정부패에서나마 자유로워야 할 텐데 선거대책위원장이 부동산 투기와 탈세 의혹을 받고 제대로 해명을 하지 않고 있으니 이마저도 틀린 것 같습니다.

무연고지의 땅을 통해 시세차익을 얻고, 재건축이 예상되는 곳의 아파트를 3채나 소유하고 있는 일은 한때 경실련의 정책위원장으로 경제정의를 부르짖던 지식인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늘어난 재산에 비례하지 않는 납세실적 역시 탈루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박 위원장의 재산은 지난 9년 사이에 26억여원이 늘어났다고 하는데 99년부터 2003년까지 낸 소득세는 박위원장이 1234만원, 부인이 3362만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부유층의 탈세와 부동산 투기는 서민의 삶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다른 범죄보다 훨씬 더 고약합니다. 한나라당이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종아리를 걷고 매를 맞을 양이면 이 부분에 관련하여 제기된 의혹부터 명쾌하게 해명해야 합니다. 해명이 안 된다면 박위원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게 옳습니다.

이런 경우가 생길 때마다 듣게 되는 '실무자의 착오'라는 말에 수긍할 국민은 많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것을 기대하고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뉴 한나라당'이라는 구호만 민망해질 뿐입니다.

당 대표가 바뀌었다고, 당의 깃발이 바뀌었다고 당의 실체마저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차떼기의 오명을 씻겠다며 천막당사를 차린 한나라당이 투기와 탈세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은 인물을 선대위원장으로 계속 내세운다면 국민들은 더 이상 매를 들 필요를 느끼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국민들이 매 들기를 포기한 정당에게 희망은 없습니다.

박세일 위원장의 부동산투기와 탈세 의혹에 대처하는 한나라당의 태도가 부정부패를 근절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한나라당의 선택을 지켜 보겠습니다.

2004/04/08 오전 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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