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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투표일을 앞두고 부재자 투표가 9일부터 시작됐다. 지난 3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 동안 실시된 부재자 신고에서 신청자 2000명을 넘은 연세대, 고려대, 건국대, 서울대, 한양대, 대구대, 부산대 등 전국 12개 대학에 부재자 투표소가 설치됐다. 이날 시작된 부재자 투표는 10일까지 계속된다.
[고려대] "1인 2표제 덕분에 정당 선택 폭 넓어져 좋다"
학생 박용준(경영 4년)씨는 “군대가기 전에는 정치에 무관심했으나, 제대 이후 정치에 관심이 많아졌다”며, “대부분 학생들이 탄핵 때문에 정치에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등록지가 목포라는 박씨는 “내 지역은 지지도 차이가 많이 나서 당선이 거의 확실시되는 것 같다. 나는 두 번째 선호하는 당을 찍었다”고 말하고, “학교 내에 투표소가 설치되니 부담 없고 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부재자 투표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졌는지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학생도 있었다. “이번이 부재자 투표 세 번째”라는 송세영(신방과 졸업생)씨는 “1인2표제 덕분에 정당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져서 좋은 것 같다”며 1인2표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연세대에서는 투표용지에 기표한 후 발송봉투에 거소지를 기재했으나, 이 곳 고려대 투표소에서는 기표 전에 미리 발송봉투에 학교주소로 거소지를 기재하라는 선거관리원의 안내가 있어 거소지 기재에 대해 혼동하는 학생들 수가 연세대에 비해 적었다. 또한 이 곳에서는 투표소에 도착해 후보자 전단지를 꼼꼼히 살펴보는 학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특히 후보 개인의 홍보물보다 ‘후보자 정보공개자료’를 관심 갖고 살펴보는 학생들이 많았다. 투표를 마치며 나오는 학생들 중에는 “투표했어! 드디어 투표했어!”라며 친구와 함께 뿌듯한 표정으로 나오는 학생들도 있는가 하면, 덤덤한 표정으로 나오는 학생들도 있었다. 12시부터 1시간 동안 170여명의 학생들이 부재자 투표를 위해 투표소를 찾았다.
[건국대] "후보는 홍보물 보고, 지지정당은 이미 선택" 오후 2시. 건국대학교 학생회관 2층에는 서울 광진구 부재자투표소가 설치돼 있었다. 총 2500명의 학생이 부재자 투표를 신청한 건국대에서는 부재자로 인정된 건국대 학생 1936명과 세종대 학생 200여명, 지역 주민이 투표하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투표소로 향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친구들과 함께였으며, “나는 ○○○후보가 좋다”는 등의 정치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학생들은 투표를 위해 학생회관 3층 총학생회실에서 투표봉투를 받아오고, 부재자 투표가 언제까지인지 참관인들에게 묻는 학생도 있었다. “어? 우리 지역구에는 ○○당 후보 없어?” “나 우리 후보 오늘 처음 봐.” 대다수 학생들이 투표 직전 총학생회실에서 투표용지를 받아 투표소로 향하다 보니 자신의 지역구 후보가 누군지, 후보와 정당에 대한 홍보물을 투표소에서 잠시 확인하고 투표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한 참관인은 “학생들이 미리 투표봉투를 받아서 후보와 정당에 대한 정보를 접해야 하는데, 투표하러 와서 봉투 받아오는 학생이 많다”며, “부재자 투표가 후보자나 정당 선택에 있어 진지하지 않은 단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건국대 총학생회측은 “엊그제와 어제 이틀에 걸쳐 부재자 투표 봉투가 학교에 도착했고, 따라서 어제 저녁 학생들에게 봉투를 받아가라고 미리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받으러 오는 학생들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주민등록지가 부산인 임보경(행정학과 4년)씨는 “광진구 후보 뽑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봉투를 뜯어보고서야 아니라는 걸 알았다”며, “방금 여기 와서 홍보물 보고 누굴 찍을지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임씨는 “1인2표제는 미리 알고 있었고, 정책이나 이념, 당의 인물을 보고 정당을 선택했다”고 대답해, 지지정당은 이미 결정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부재자 투표 첫 날. 이상의 대학 투표소에서는 예전에 비해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대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각자 정치적 관심의 차이는 있겠지만, 탄핵이 학생들의 정치적 관심을 불러모으는 원인이 된 것은 거의 확실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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