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제협력 차원에서 개성공단에 곧 남쪽의 전력이 직송된다고 한다.
정부와 사업자인 한국토지공사와 현대아산은 최근 한국전력을 개성공단 전력공급사업자로 선정해 직접 전력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금강산에 실리콘밸리와 같은 첨단산업기지 건설 계획이 잡혀 있다는 소식과 함께 남북 경협 증진 차원에서 바람직한 진전으로 평가한다.
분단 반세기를 넘어 성사될 남북간 전력 교류는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제8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회담 결과 남측이 상업적 방식으로 전력.통신을 북측에 제공키로 합의해 가닥이 잡혔지만 한달만에 송전방식이 구체화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환영할만하다.
대북 송전이 예정대로 이뤄질 경우 하반기부터 입주가 시작될 개성공단 시범단지까지 비무장지대를 포함한 지역에 전신주가 줄지어 세워진다.
이어 공단 가동이 본격화돼 입주기업이 늘면 북측에 신설될 변전소와 남측의 변전소를 송전탑으로 연결하고 전력 공급량을 늘려줘야 할 것이다.
앞서 북측은 개성에 발전소를 세우는 방식을 계속 요구했지만 송전방식으로 최종 절충이 이뤄졌다고 한다.
특이 상황이 발생할 경우 중앙통제소에서 전력공급을 차단할 수 있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봐도 될 것같다.
남측 전력의 경우 원전 증설 등에 힘입어 생산과 소비 대비 상당히 여유가 있는 상태다. 에너지 사정이 어려운 북측에 남측의 남는 전기를 적절한 값에 안전하게 보내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대북 송전 방침 결정 소식과 별도로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은 "김정일 위원장이 금강산에 실리콘밸리와 같은 금강산밸리를 만들고 싶어한다"며 남북간 기술교류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강산밸리' 건설계획이 기존의 남북경협 합의서에 포함돼 있다는 점이 새로 공개된 것도 고무적이다.
열린우리당이 총선 결과 과반의석을 확보하고 진보성향의 민주노동당이 제3당으로 급부상해 참여정부의 평화번영정책이 모처럼 탄력을 받을 상황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마저 "앞으로 대결이 아니라 한반도 경영과 경제공동체로서의 발전 기조아래 유연한 대북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이 개성공단 사업의 성공을 위해 적극 지원하기로 약속했다는 김진호 토공 사장의 최근 발언을 특히 주목한다.
과연 어떤 변수가 남북경협에 더이상 걸림돌이 되는지 지켜볼 일이다. 북핵문제의 경우 정경분리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남북경협 활성화가 북측의 핵포기 명분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