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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너무나 뒤늦게 알았다고...


BY 수련 2004-05-18

사랑한다고, 너무나 뒤늦게 알았다고. 너는 내 고향이라고, 너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내 삶 속에서 내가 머리를 둘 데라고. 하지만 나, 하지만 나, 너를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어 말할 수 없어. 아니, 한 일들이 있지. 너를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기만 하다면 다행이련만. 한 일들이 있어. 너를 기다리게 하고, 너를 걷게 하고, 너를 아무것도 못하게 하고, 너를 무시하고 너를 괴롭혀, 결국은 너를 분열시켰지. 이젠 분열도 끝나 내게서 마음이 떠나버린 너를 향해 이제 와 사랑한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겠니. 신경숙《깊은슬픔》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