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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남편


BY 마누라 2004-05-30

오늘은 주말이고 창밖에는 비가 내린다. 태그가페에서 음악을 들었다.

비와 더불어 ..... 사연많은 사람들 모두들 행복해지기바라면서 희망을 가지고 밥도먹고 일도하고 잠도잔다. 희망을 믿으니까. 왜 사람들은 전부 원하는 삶을 살수없을까? 왜? 이렇게 묻고있는 내자신이 한심하다. 

남편은 늘그랬듯이 내가 끓여준 라면을 먹고 잠을 잔다. 주말이니까. 

일요일이라도 여전히 바쁘다. 1층(시부모님 시동생이 살고  2층 아이 남편 내가 실고)2층 청소하고 빨래널고 점심챙겨먹이고 아이 컴앞에 못앉게 잔소리하고.

3명의 시동생중 2명은 결혼시키고 1명만 남았다. 막내도 요즈음 데이트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제 조금후면 저녁준비 해야되고..

이런날이면 남편과 연애시절이 생각난다. 20대 광복동 무아 음악다방 둘이 조용이 컴컴한곳에들어가 자리잡고 앉으면 남편이 30짜리 아니 10원이었나? 자판기 커피를

내게 내밀고 그는 내가 듣고싶어하는 음악을 신청해주었다. 무뚝뚝하고 자상함이라곤 손톱만큼도 없는 사람이지만 적어도 그당시에 불타는 사랑이 눈에 보였었다.

 

음악듣고 나오면 둘이서 손을 꼭잡고 거리를 거닐었다. 세상에서 나놀리는게 제일 신난다는 남편은 유머의 달인이니까 나이뻐하고 물으면 세상에서 제일 이라던 그사람이 지금은 데리고 다니기 안쪽팔릴 정도는 된단다.

자상하지도 부드럽지도 못하지만 그는 믿음이가는 성실한 사람이다. 길을 걷더라도 횡단보도만 건너도 남이보던 안보던 법도를 지킨다. 부부싸움을하면 30분뒤 나는 열받아서 씩씩거리는데 그는 언제우리가 싸웠냐는듯이 금새잊어버리고 그래서 나는 더 열받는다 하긴 그도 스스로 아메바라 부르니까

오늘 남편은 1시30에 거래처 결혼식 간다고 가서 1시간도 안되어서 와서는 밥차려달랜다.

하여튼 밉상이다 먹고오면 좀조아.

조금있으면 커피 끓여달라고 보챌것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에 대해서 너무잘안다는게 좋으면서도 서글프다. 늙어가니까.30년뒤 40년뒤 우리는 어떤모습으로 변해있을까 다른건 몰라도 한가지는 확실히 안다. 내가 죽을때까지 그를 존경한다는걸 아이도 착하고 햇살처럼 곱다. 우리의 희망 11명의 가족중에 제일꼬맹이 제일 사랑받는 아이 사랑한다 내딸.  밥해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