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잎에 앉아 놀던
실바람아
나 좀 데리고 갈래
유유자적 하늘을 나는
구름아
나 좀 데리고 갈래
나 오늘
어디론가 가고 싶은데
빈 마음 골짜기만
맴 돌뿐
갈 곳이 없구나.
허허로운 마음에
지르는 소리
수미산이 가로막아
넋 메아리
비명으로 돌아오고
낡은 추억
끊긴 필름
간신히 이어가는데
스크린에 빗줄기
내 마음 같아
지 풀에 혼자서
섧게도 울고 있구나.
바람아 구름아
나 좀 데리고 가려무나
백운향(白雲鄕)
삼년불비(三年不蜚)
걸뱅이 육신
구름결에
바람결에
훌훌 털고 가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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