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동창회에 간다 했더니
별스럽게도 "뭐??"라고 되묻던 퉁명스런 목소리가
영 마음에 안 들었지만
오기로 기어코 참석하리라 벼르고만 있었는데...
드디어 모임 있는 날.
"뭐 어디 모임 간다하지 않았던가?"하고 묻던 당신.
뭔가 트집을 잡고 싶어하는 그 음색을
내가 모를 리 없지...
시침 뚝 떼고 오후 다섯시 반에나 출발할 거라고
천연덕스럽게 말을 했지.
"남자들도 함께 모이나??"
아~니, 그럼 초등 동창회가 남녀 함께 다닌 학교지
너 다닐 땐 남자들만 다녔냐~??하고 싶은 걸
"그~럼, 몇 명 오겠지."하고 말았지.
몇 년 전엔 암 말없이 보내 주더니만
인기 충천한 마눌 보내는 게 걱정 되었나??
아님
혼자서 성당 가는 게 싫었나??
계속 불편하게 트집거릴 찾는 심술꾸러기처럼 묻고 또 묻고...
"출발 할 때 전화 해~"하고 끊는다.
삼십여년만에 만나는 친구들인데
정말 보고싶은 친구는 없지만
가 보고는 싶은데...
몸도 피곤하고
가정의 평화도 생각되고...
결국 포기하고 남편에게 가는데...
전화가 온다.
"어디야?"
"터미널 근처야!!"
"뭐?그럼 모임에 가고 있는 중이야??"
"그으래!!
모임 말고 당신에게 가고 있는 중이다, 왜??
벌써 목소리가 달라진다.
"왜?? 내가 안 가니깐 좋아??? 좋으냐구~~"
"그래그래, 좋아, 좋네~"
그 날 따라 성당에선 몇 주년 행사라고 음식까지 마련하고
사회자에 통키타 둘러 맨 가수에...
남편 혼자 보냈더라면
동창회 갔다 와서 몇일 간 분위기 살벌할 뻔 했네...
상품에 눈이 멀어 노래까지 한 곡-김 수희의 애모- 뽑으며
"노래는 잘 못하지만, 이 노랠 제 남편에게 바칩니다."로
위신도 띄워주고...
난 정말 현명한 마눌이지만
바보같은 여인 맞다구...ㅜ.ㅠ
더 늙어야 모임에 자유롭게 보내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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