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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 그의 지상군들, 공짜 점심은 끝났다!!


BY 사도바오로[펌] 2004-07-16

A

허허실실이다. 가장 강한 곳에 가장 약한 맥이 숨어있다. 타자의 약점은 타자가 가장 잘 치는 코스 바로 그 자리나 그 옆에 있다.


이 진리를 가장 잘 아는 집단이 조선일보요, 기득권들이다. 그들이 정부와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동원하는 주제들은 실제로 정부와 대통령의 가장 강한 지점을 향하고 모든 주제의 결론은 그 한 지점에 다다른다.


이들의 수법은 언제나 연역적이다. 결론을 먼저 내리고 다른 팩트들은 그 결론을 향한다. 판결을 먼저 낭독하고 판결요지는 나중에 서술하는 판결문 냄새가 물씬 난다.

 

지난 1년간 혹은 그 이전부터 노무현과 그 정부에게 내린 선고는 어떤 것들인가.

“말이 가볍다” “측근만 챙기는 코드정치” “386 젖비린내 나는 운동권들이 하는 아마추어리즘” “정치적 도박만 좇는 독단적인 정치인” “국민을 분열시키고 일방에게만 기대는 포퓰리스트” 등등.


B

이런 결론은 노무현 대통령이 갖고 있는 최대의 장점을 무력화시켜 최대의 문제점으로 만들어버리는 그들의 판결들이다. 그 내용을 조금만 들여다 보자.


1. “말이 가볍다”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은 화려한 수사를 동원하지 않고 직설적인 어법으로 상대를 설득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지난 민주당 경선과 대선 과정에서 이런 장점은 유감없이 발휘됐고, 그의 지지자들은 매료됐다.


반면, 이 장점은 계속된 동의어 반복으로 바꿀 수 있다. “대통령이 너무 말이 많고 경박하다” “모든 것을 언론 탓으로 돌린다” “대통령이 국민이 아닌 자신의 지지자들에게만 이야기하려 든다”

전혀 틀린 말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건 착각이다. 이들은 전혀 사실무근인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왜곡시키고 있을 따름이다.


2. “측근만 챙기는 코드정치”

소수파 출신의 대통령으로서 노무현은 정, 재계의 인맥은 그리 넓지 않다. 대권을 향한 과정에서 신념으로 뭉친 측근들과 함께 옹골차게 돌파해야 했다.

이런 가벼운 몸무게(?)는 그의 선명성을 부각시켰고, 그의 고집을 외칠 수 있게 만드는 힘이었다.


반면, 이런 불가피한 면은 또 정치적 성장의 일용할 자산이었던 장점은 또 둔갑한다.

일단 청와대와 옛 민주당에 포진한 측근들의 문제점을 포장시키고 과대증폭시켜 “측근만 챙기는 협량함”으로 바꿔놓는다.

그 수많은 장관, 특히 고건 총리를 비롯한 여당 체질(?)의 장관이 여럿 등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김두관 장관이나 이창동 장관을 부각시키며 이들을 공격하며 곧바로 이들을 ‘코드정치’와 연결시킨다.


3. “386 젖비린내 나는 운동권들이 하는 아마추어리즘”

아마추어라는 뜻은 그만큼 ‘참신하고 사욕이 없다’는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노무현의 정치적 성장과정은 그런 의미에서 아마추어리즘이 풍부했고, 그런 모습에서 지지자들은 진정성을 읽을 수 있었고 기존의 패러다임에 물든 자들에게는 신기한 현상이었을 터.


우리의 조선이 누군가. 정말 기가 막힌 선수들이다. 순수함은 모자람으로, 사심이 없음은 결국 “너희들도 구리네?”로 바꾸는 저 기막힌 전략.

국가기관에 총기를 쏘면 “총기냐, 가스총이냐”로 화제를 바꾸고 더 나아가서는 “오죽 권위가 없으면...” 하며 혀를 끌끌 차는 저 순발력.

결국 장수천은 돈먹는 하마로 둔갑시키는 등, “노무현도 똑같다. 아니 더 한 대통령이다”로 입력을 시켰다.


4. “정치적 도박만 좇는 독단적인 정치인”

정치적 결단력은 결코 정치인의 덕목이지, 조소의 대상은 아니다. 정치를 소 닭 보듯이 대하던 국민들이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의 정치적 승부수에 환호했고, 이 장점은 결국은 대권을 거머쥐게 만들었다.

더구나 승부수의 성공은 단순히 그가 치밀한 수 계산을 한 후에 던지는 것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그러나 이 승부수를, 승부사의 기질은 조선은 유감없이 치명적 약점으로 돌려놓으려 한다. “뻑하면 승부수를 던지는가?” 의문을 반복하므로써 대통령의 결단과 신념은 도박으로 낙인찍힌다.

아... 조선이여!! 다시 한 번 그 집착에 경의를 표하노라.


5.  “국민을 분열시키고 일방에게만 기대는 포퓰리스트”

어떤 국가적 사안이든 결정에는 수혜자와 박탈자로 나뉘고 혹은 가치관의 상충으로 찬, 반이 갈리기 마련이다.

기존의 대통령들은 이 점이 두려워 면피용 대책이나 소수이지만 기득권을 향유한 자들의 편에 서서 정책을 결정하는 경향이 있었다. 사실, 이게 포퓰리즘이다.

노 대통령은 이런 점에서 달랐다. 결과적으로는 전투적인 대결양상을 띄지만 자신의 판단과 신념에 대해 소신을 굽히지 않는 모습이 지지자들을 매료시켰다.


‘고집이 세다’와 ‘포퓰리즘’이라는 이질적인 개념을 절묘하게 합성해 조선은 새로운 개념을 창출한다.

백기를 내리면 “청기를 왜 들고 있는가”라고, 청기를 내리면 “백기는 아직도 들고 있는가”라고, 백기와 청기를 같이 내리면 “세상에... 둘 다 내리면 어떡해”라고 해설을 한다.

‘소신’이라는 단어가 ‘무모한 고집쟁이’로 해석되고 ‘국민들을 설득하는 것’은 ‘포퓰리즘’으로 해석을 한다.


6. 이 모든 것을 지난 1년동안 개별적 사건들마다 조선과 그의 지상군인 한나라당 전사들은 충실하게 반복해서 결론을 내렸다. 이젠, 그 무수한 ‘판결’을 근거로 벌어지는 사건마다 판결의 이유를 설명한다.


이젠 그저 사건마다 지난 1년이 넘는 세월동안 내린 판결들을 갖다붙이면 그만이다.

청와대 회의에서 한마디 그들의 가슴을 후비는 발언이 나오면 1번을, 이미 합의가 끝난 행정수도 이전이 가시화되면 4번 내지 5번을... 이런 식이다.


한나라당도 신이 났다. 아무 문제나 시비를 일단 꺼내고 결론은 1번부터 5번까지 갖다 붙이면 말이 되니까. 천하를 개혁세력에게 빼앗겼어도 그 개혁세력이 자신들의 세치 혀에 놀아나는 듯 하니까 신이 날 수 밖에.


이건 이 정부의 지지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잊으려 해도 하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니 정부와 여당의 행동은 자꾸 같은 결론의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질 않는 모양이다.

그러니 지지자들도 급하고 대책없이 소리만 질러대는 양상이다. 키워주고 기다리고 배려하는 덕목은 적어도 정치에서는 소용이 없는가 보다.


열린우리당이 그럴 줄 몰랐단 말인가. 참여정부가 저럴 줄 몰랐단 말인가. 그게 “알을 깨고 나오는 새”의 고통인줄 몰랐단 말인가.

홍해 바다를 앞에 둔 히브리 백성들이 모세를 향해 "왜 우리를 노예에서 구해줬는가"라고 분노하는 모습이 비단 5천 년 전의 일만은 아니다.

 

C

이상은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조선일보를 축으로 하는 ‘그들의 공격전략’이다.

그들의 노회함은 “가장 강한 부분에서 약한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일”에서 탁월하다는 것이다.

1쿼터에서는 그들의 노련함에 수비에 급급했고, 급기야 1쿼터 막판에는 말도 안되는 항의로 감독이 잠시 벤치에 물러나 쉬어야 했다.


이제 2쿼터 들자 그들은 1쿼터의 분위기를 더욱 업그레이드시켜 전면적인 압박에 들어오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그걸로 끝일까. 우리의 공격전술도 결국은 저들과 같아야 한다는 것을 감독이 이미 알고 있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가장 강한 부분에서 약한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일”


가장 강력하게 저들이 들고 나온 ‘행정수도 이전 반대’에 대해 가장 강한 부분을 쳐야 하는 것을 대통령은 알고 있다.

“...언론은... 불신임으로 간주하겠다” 그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지금 기득권들과 야당의 가장 강력한 부분은 어디인가. 바로 메이저 혹은 거대언론이라 불리는 수구언론 특히 조,동이다.

그들이 있으므로 해서 과반수에도 못 미치는 한나라당의 목소리가 여과없이 혹은 과장되어 국민들에게 전달되고, 열린우리당의 다양한 모색은 정치적 이해관계로 포장되어 조그맣게 전달된다.


야당이나 기득권 집단의 가장 강력한 힘의 원천이 바로 이들이다. 김영삼은 이 강력함을 피해 가장 만만한 부분을 치고 들어가 상생을 도모하다 망신을 당했지만 노 대통령은 다르다.

가장 강력한 곳에서 약점을 찾아내려 하기 때문이다. 그 약점은 무엇일까. 혹은 무엇이 될까.

이 점에 유의해 정치를 관전한다면 앞으로의 정국 추이가 보이고 흥미는 배가되리라.


바야흐로 2쿼터는 시작됐고, 스코어는 좁혀지고 있다. 벌써 ‘친일청산법’ 하나에도 자중지란에 빠지는 저들이 보이질 않는가.

국가보안법이 도마 위에 오르면 어떤 히스테리가 나올지 사뭇 흥미롭다.

 

조선과 그의 지상군들이여!! 이제 공짜 점심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