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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방해하는 살의 기억(펌)


BY 여성 2004-08-10

 

살아가면서 사람을 좋아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한다. 우리의 안목은 정말 보잘 것이 없어서, 그 사람이 없으면 죽고 못살 것처럼 좋아하다가도, 어느 한날 그 사람이 싫어서 헤어짐을 작정하기도 한다.

아주 오랜 옛날, 그리스 신화에서 사람은 남성과 여성이 한 몸이었는데, 그 존재는 너무나 행복하고 만족스럽고 유쾌하기만 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신에게 대들기 시작했고, 그 존재가 괘씸해진 제우스가 분리의 명령을 내려 둘로 나뉘었다. 그래서 사람이란 존재는 원래부터 함께했던 자신의 짝을 그리워 찾아 헤매게 되었다는 것인데, 제우스는 아마도 사람에게 조금치의 관용할 마음도 없었던 모양이다.


그랬다면 이마든 몸의 어디든, 아니면 마음에라도 그 사람이 자기의 짝이었던 징표를 숨겨놓아 제짝을 찾기라도 수월하게 해주었을 게 아닌가? 그런 징표조차 없이 나누어졌으니, 우리는 매번 남의 짝을 자기짝인양 좋아하기도 하고, 필연적으로 헤어지는 아픔을 수도 없이 겪게 된다.


그러니 한두번의 고심 끝에 자신의 짝을 찾아 해로하고 있는 분들은 축복받은 줄 알고 감사히 살 일이다. 어쨌든 이렇게 자기 짝을 찾아 헤매고, 그 짝을 알아보는 안목조차 없다보니, 우리는 말 그대로 헤매일 수밖에 없는데, 그나마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고통이 우리의 영혼을 조금이라도 성숙하게 해주니 그 안에 신의 깊고 깊은 뜻이 숨겨져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결혼하기 전의 젊은이들을 만나면 나는 가능한 많은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해보라고 권한다. 왜냐하면 놀랍게도 사람들은 어떤 유형이 있고, 나와 잘 맞는 사람의 유형도 있기 때문이다. 일편단심 민들레로 살 수 있다면 그것 또한 행복한 일이겠으나, 이왕이면 더 큰 고통을 겪지 않기 위해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태도나 가치관, 행동양식을 알아볼 일이다.


그리고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말도 있지만, 진정으로 깊이 사랑해본 경험이 많을수록 사람은 더 성숙해지는 것 같다. 자신의 짝을 알아볼 안목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그런데 사랑의 파트너는 많이 만들되, 섹스의 파트너는 적을수록 좋다는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마음의 기억은 사라지거나 깊이 묻어 둘 수도 있지만, 사랑했던 사람의 체취, 냄새, 살의 느낌은 뜻밖에도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살의 감각은 마음의 감각보다 생생하고 또 구체적이다. 얼마 전에 10여명의 섹스파트너를 겪어보았다는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을 만난 적이 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헤어진 사람과의 사랑은 모두 마음깊이 묻었지만 분명히 각 섹스에 대한 살의 기억은 남아있다는 것이다. 기술(?)을 포함한 많은 살의 기억이 현재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하는 중에도 종종 떠오른다는 것이다. 때로는 아쉬움으로, 결핍으로…


남성이든 여성이든 섹스파트너가 많으면 기준이 생기게 된다.


마음의 추억보다, 살의 기억은 우리의 사랑을 더 구체적으로 방해할 수도 있고, 자신의 성적인 복지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섹스파트너는 적을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