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곳은 시골이다.
아주 시골은 아니고 적당히 살기 좋은 곳이다.
우리집은 시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는데
우리 시엄니 한마디로 못 말리는 분이다.
별명이 땡삐대장이다.
순한국말 여왕벌이라고나 할까
별명 그대로 고집과 아집도 대단하고 인정도 아주 많다.
가끔씩 직장 생활하는 며느리 혼을 쏙 빼놓는데
이것이 장난이 아니다.
***** 아마 1년전 쯤이다 ****
새벽에 한참 단잠을 자고 있는데
큰아이가 2층으로 급하게 달려와
"엄마 빨리 일어나시라는데요
아빠 할아버지가 빨리 차로 할머니
병원에 옮기시래요, 농약 먹었데요"
머라구 머라구 난리가 났어요
이 할머니 오늘 놀러 가신다고 했는데....
어찌되었든 정신없이 남편 대충 옷을 걸치고 차가지고 나가고
나는 농약병 찾는다고 방방뛰고...
조금뒤 하얗케 질리신 울시아버지 오시며 하는말
"등신 등신 저런 등신을 어짜누"
"무슨일이예요 아버님"
"나도 모르겠다. 놀러 간다고 멀미약 먹는다는게 저 물건이
농약을 먹었다 그란다"
"무슨 농약요. 그병 어딨어요"
병을 받아든 난 깜짝 놀랐다.
농약병이라는게 감기약 판토병이랑 똑 같았다.
멀미약병이랑도 같으니까 글모르는 시엄니 드실 수 밖에.
볍씨 소독후 아랫방에 두신걸 알뜰한 시엄니
"멀미약을 왜 여기다둬" 하시며 장식장에 보관하시다
그날 드디어 마셔 버린거다.
애고 애고 나는 못살아 재빨리 병원 응급실로
전화를 걸어 농약성분 가르쳐 주고
다시온 남편과 함께 머리도 산발(?)한채
응급실로 들어가니 마침 위세척 중인 간호사가
후배이다"선생님 어쩐일이세요" "울 시엄니, 어떻냐?"
"괜찮아요 지금 열병짼데 3병까지는 진분홍색이어서
좀 놀랐지만 괜찮은것 같아요" 하면서 1병 더 보너스로
세척을 하네.
"살균제라서 별탈은 없겠지만 어쨋든 농약이니 잘 부탁해"
갑자기 날 본 울 시엄니
1년에 한차례씩 혼을 빼주는 사건을 치시니
미안하신지 벌떡 일으나시며"나 괜찮네
집에 갈라네"하신다
"어머니 병원에서 시키는데로 하세요, 집일 걱정말고"
"아녀 괜찮녀""뭐가 괜찮녀, 가만 계세요"
아뭏튼 원무과에 계산하러 간 내가 들은말
"선생님 맘이 안좋으시겠어요" "네? 아 네
오늘 우리 어머님이 서울 놀러 가시는 날이거든요.
멀미약인 줄 알고 잘못드셔서"
그제서야 원무과 직원 활짝 웃으며
"아, 아, 난 그런줄도 모르고 정말 놀라셨겠어요"
애고 애고
나 또 완전히 시엄니 구박하는 악덕 며느리 될뻔하였네......
지나가서 웃지만 가슴 쓸어 내린 하루 였고 초비상 하루였다.
이렇게 매번 사람간장을 태우시는 우리 시엄니 엄청 씩씩하시다.
경운기에서 떨어져 가시고, 머리아프다고 MRI찍으러 가시고
또 어떻하다고 검사하러 가시고 기타 등등
그래서 그병원 직원들은 거의 다 아신다.
나의 시어머니임을...
병원 챠트 위에 중요표찍고 이렇게 씌어있다. ㅇㅇㅇ 선생님 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