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015

엄마와 다섯살 딸의 설전..엄마가 졌다^^


BY 가을 2004-09-09

울집 다섯살 꼬맹이가 어제 퇴근해서 막 들어오는 절 보더니

손을 잡아 끌고 베란다로 갑니다

"왜?~ 왜 그러는데?"

"엄~마  봐요~ 여기 봐봐요"

"어?? 개구리 다 어디 갔냐??"


베란다에 조그만 대야 놓고 올챙이를 키웠었거든요

그놈이 개구리가 되서 잘 살더니...없드라구요

덕분에 울아이 요즘 유행하는 개구리와 올챙이 노래 엄청 시켜

먹었는데.. 그 개구리가 없어졌어요..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두놈 다 팔팔하게 있었구만.

"엄마~ 개구리가 돌아(?)가셨대요  오늘 돌아가셨대요"

"뭐래?"

"개구리가 돌아가셔서 아빠가 버렸대요"

"음.."  -.-;;

"엄마! 엄마개구리는 돌아가셔서 하늘나라 가셨어요?"

"응.."

"그럼 인제 못오세요?"

"호연아 동물한텐 존댓말 쓰는거 아냐"

"왜요?"
"어른들한테만 존댓말 쓰는거야.. 할아버지나 할머니, 아빠나 엄마.."

"개구리도 올챙이보다 어른이니까 '요'자 붙여야 돼요"

"그래두 동물한텐 안써두 돼"

"올챙이 엄마가 개구리니까..그러니까 엄마니까.. 엄마한텐 '요'자

 붙이는 거잖아요"

"개구리가 니 엄마냐!! 내가 니 엄마지"

"올챙이 내 친군데.. 올챙이 엄마는 내친구 엄마니까 그러니까

 '요'자 해요 "

첨엔 개구리 죽었다고 눈물이 글썽하던 녀석이 그건 안중에도 없고

엄마의 이상한 존댓말 쓰는 법이 이해가 안되는지 끝까지 아니라고

고집을 부립니다.

그동안 동물들한테 존댓말 쓰는 걸 그냥 놔뒀더니 지딴엔 맞는거

라고 굳게 믿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근데 이상하게도 네발로 걸어다니는 동물들..개, 고양이, 소,

말 등등..한테는 절대 존댓말 안씁니다.

개가 먼저 짖으면 그보다 더 큰 소리로 고함을 질러 개가 슬금슬금

피해가거든요

근데 나비, 모기, 파리, 잠자리, 매미 등등.. 한테는 대충 크기 가늠

해서 작으면 애기잠자리, 크면 엄마잠자리 해가면서 엄마잠자리

한테는 존댓말 써요..ㅎㅎ

 

오늘 아침엔 난데없이 지아빠랑 앉아서 일본을 가고 싶네, 프랑스를

가고 싶네 그러네요

요즘 애들 참 엉뚱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