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밥한다면서 밥을 안하냐고요?
내가 젤 싫어하는 밥하는 시간
찌개 끓이고 생선 한마리 굽고 상차리며 식구들을 부른다.
" 식사하세요 "
굼벵이 식구들 올 생각을 안하네.
" 밥 먹~자 "
밥솥뚜껑을 열고 밥을 푸려는 순간
뜨 악, 이게 왠일이라냐?
밥이 모자라네.
살랑 살랑 두그릇을 퍼놓고 딸내미와 나는
얼른 라면을 끓여 먹었다.
일요일 남편이 아프다고해서 딸과 둘이 교회에 다녀왔다.
아들녀석이 낮에 아빠와 둘이 점심으로 밥을 먹었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저녁때 나는 또 찌개 끓이고 생선굽고,
그사이 남편은 목욕을 한다네......
속으로 궁시렁 궁시렁,
" 에휴, 꼭 밥먹을때 뭘해요. 밥 다했으니까 빨리나와요. "
" 식사하세요 "
" 밥 먹! 자! "
앗! 밥이 한그릇밖에 안된다.
아들 먼저 먹이고 남편한테 목욕 천천히 하라 이르고
쌀씻어 압력밥솥에 밥한다.
도대체 왜 이런다냐?
우리집 전기밥솥이 요술밥솥인가?
밥을 안해도 항상 밥이 들어있을거라는 바보같은 착각속에서
사는 난 주부 0단.
어째서 밥한다면서 밥을 안하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