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릴적 취미는 만화그리고 이쁜그림을 수집하는거였다.
특히 캔디그림의 왕팬이었고 만화책을 아마 수십번도 넘게 읽고 또 읽었을거다.
캔디를 보면 내마음도 어느새 밝아지는걸 느꼈고
거기 나오는 캐릭터 남자들은 왜그렇게 멋있는지 사춘기 내마음을
설레게 만들었다.
그때는 자유분방하고 자기멋대로이지만 엄마의 피(엘레노아 베이커)
를 이어받아서 연극을 사랑하는 테리우스가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었다.
테리우스가 기숙사에 짠 하고 등장하면 내가슴도 덩달아 뛰고
테리우스가 캔디에게 기습적으로 아주 과격하게 키스하는 장면을
어릴 때 본 나는 너무 멋있다는 생각과 함께 나도 커서 어른이 되면
저렇게 멋진 키스를 받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크리스마스 카드는 물론이고 심지어 캔디그림이 있는 껌종이때문에
하루에 껌을 몇개씩 사가는데 가게집 주인아줌마는
왜 맨날 껌만 사가냐고 그랬다. 또한 초등일학년 때는
캔디그림스티커를 가진 아이하고 내가 제일 아끼는 학용품을
바꿔서 마음이 너무 뿌듯했다.
그런데 그렇게 열심히 애써서 모은 이쁜 그림모음집을
이사올 때 엄마가 홀라당 버리셔서 어릴적 내 보물들을
홀라당 잃은 마음에 많이 울적했다. 또한 커가면서는
그렇게 이쁜그림들을 접하려해도 문구점에도 그렇고
별로 눈에 띄는게 없었다.
그렇게 만화팬이 되어서 나중에는 백작의 딸 헨젤( 티비에서는 들장미소녀
제니로 방영되었다)
유리가면, 김영숙 작품들, 베르사이유의 장미, 나일강의 소녀등
아마 수십편 백편도 넘게 섭렵했을 것이다.
중고등학교 때도 늘상 아이들 만화그려달라면 그려주었고
수업시간에 졸리면 선생님께는 죄송하지만 교과서 모서리부분에
만화를 그리면서 나혼자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덜떨어진 아이처럼 베시시 웃으면 내옆의 짝이 쿡쿡 찔렀던
기억도 모두 추억이 되었다.
대학교 때 내친구들이 날 찾으려면 그때는 삐삐도 없던 시절이라
(일반화가 안되서) 대학근처 지하만화방에 오면 날 찾을 수
있었다. 만화를 보면서 제일 안타까울 때는 시리즈물을
볼 적에 도대체 무기한으로 만화가 안나올 때였다.그리고 꼭 중요한
장면에 가서 (주로 키스장면) 허걱 누가 그 중요한 장면을 뜯어가는
바람에 스토리의 전개가 맥이 끊기는 거였다.
그 아르미안의 내딸들도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언제 나오나... 언제 나오나...
그리고 캔디결말 부분도 좀 뭔가 깔끔하지 못한 느낌이 들고
작가가 결말을 맺지 못하고 죽었다는 소리도 있고 그랬다.
나야 물론 캔디와 테리의 해피엔딩이었지만
아마 스잔나때문에 항상 엇갈리고 그랬던 것같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남성관도 바뀐다고
지금 생각하면 연애상대로는 테리가 괜찮아도 결혼상대로는
자상하고 이야기 잘들어주는 스테아가 어떨까 생각한다.
지금도 캔디를 보기위해 일요일 아침마다 일찍일어나서
티비에서 보던 생각이 나고 성우들의 목소리도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
캔디역을 했던 성우는 외국가서 산다고 들었다.
형사가제트에서도 머리를 양갈래로 묶고 나온 소녀도
그성우가 했는데 (김진숙)
아마 송도영(아마 이라이저역) 이 캔디를 한다고 해도
김진숙 만큼 잘해낼까 의문이 든다.
어제 창고를 뒤지다가 정말 오랜만에 캔디만화 4권을
봤다. 몇년만에 본거지만 느낌이 또 색다르고 재밌었다.
이럴줄 알았으면 1편부터 다 사놓을걸....
지금의 내남편은 터프한 테리우스하고는 한참 거리가 멀고
자상한 안소니하고도 거리가 멀고
단지 안경끼고 외모만 스테아하고 쬐금 닮았는데
그래도 그사람도 아직 만화를 좋아해서 하루도 컴터로
무협지를 안보면 못사는 사람인지라 만화좋아하는 공통점은
있다.
작년인가 누군가가 캔디그림을 아컴에 올려서
구경한번 잘한 적이 있었다.
아직도 만화 캔디를 보면서 가슴이 떨리는걸 보니 내마음은
아직도 소녀적감성 그대로인데 거울 속의 모습은
아줌마를 향해서 달려가니
다시 학생시절로 돌아가고픈 그때의 추억속으로 돌아가고픈
마음 간절하다. 무엇보다 그때 그시절의 열정이 점점
사그라드는 것같아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