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로 가는 비 *
가을의 끝에서
또한 기다림의 끝을 본다
늘 나의 몫으로 오던
기다림을 이제는 놓고 싶다
기다림으로 오는 건
아무것도 없는 것을...
그래,
어젯밤 빗소리가 두드린 건
창이 아니었어
나뭇잎도 아니었어
그것은 내 안에서 넓어지는
허공을 두드리는 소리
이제
나도 그만 가지를 좀 비워야겠다
그대에게로 뻗은 가지에
너무 많은 걸 달고 있었나 보다
그러나
그대의 침묵이 너무 긴 이 저녁
빗방울은 결코 내가 비울 수 없을
가지 하나를 자꾸만 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