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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전은 대한민국의 기질을 보여 준 한판!


BY 녹턴 2004-12-20

어제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 2진(해외파라고는 독일의 차두리와 일본의 조재진 정도...나머지는 안옴)이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 1진을 3:1로 대파해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이 일로 인터넷 세상은 난리가 났고, 독일 축구팬들도 많이 놀란 것 같습니다. 뭐 저야 축구전문가도 아니고 누가 잘해서 이겼니, 왜 이겼니 이런 얘기는 저로서는 주제 넘은 짓일테구요.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은 몇 달 전만 해도 몰디브에도 비긴 팀입니다. 베트남에게는 0:1로 지기도 했구요. 그 당시에 몰디브, 베트남 국민들은 월드컵 4강팀에게 비기고 이겼다고 완전히 축제 분위기였다는 군요.

아시아의 소국에게도 비기거나 져버리곤 했던 팀이 유럽 최강국의 하나인 독일을 이기다니요. 그것도 2진으로... 참으로 불가사의 한 일입니다. 
 
반면, 일본 국가대표팀은 아시아 무대에서는 계속적인 승리 뿐이었습니다. 일본이 아시아의 약체에게 졌다는 얘기는 아마 못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 일본이 우리가 2진으로도 이긴 독일에게는 힘 한번 못 써보고 3:0으로 참패했다고 하더군요.
(이번 승리의 중요한 점은 일본에서 경기를 마치고 우리나라에 온 독일 대표팀에게 시차에 의한 피로는 없었다는, 일본을 3:0으로 가볍게 이긴 후 컨디션 최고의 상태였을 거라는 점 입니다.)
  
저는 이 결과를 보고서 지난 2002년 월드컵의 16강전이 생각나더군요.

한,일 양국은 나란히 16강 진출에 성공하게 되구요. 먼저 16강전을 펼친 것은 일본이었습니다.

16강 터키전에서 전반 터키가 선취골을 넣고, 후반전 들어서 참으로 의아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1:0으로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일본팀 감독 트루시에는 아주 편안한 표정이었고, 지고 있던 일본팀 선수들도 여유있게경기를 펼치는 것이었습니다.

터키팀이야 이기고 있으니 후반 내내 수비위주의 경기를 펼쳤고 후반전 내내 지루한 상태로 진행되다 결국 1:0으로 경기가 끝났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난 다음은 더 이상했습니다. 일본 선수들은 졌지만, 웃고 있었고 관중들도 다 만족한 상태로 박수를 치며 격려하고 즐거워 하더군요. 이후 축제분위기가 펼쳐지는 일본 열도...
아마 16강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였겠죠. 그 정도면 만족한다는...

순간 일본의 축구영웅 나카타의 행동이 떠 올랐습니다. 컨페더레이션컵(우리가 프랑스에 5:0으로 졌던) 결승을 앞두고 나카타는 홀연 자신이 뛰고 있던 이탈리아로 날아가 버립니다. 자신이 속한 팀이 유럽내 중요한 경기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정작 그 경기에는 후보로 등록되어서 실제 뛰어보지도 못하고서 말입니다. 

일본인들은 자신의 한계를 16강에 규정해 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우리 주제에 아시아의 최강이면 되고, 세계 16강이면 만족해 우리는 이정도 수준이야. 이왕 질거면 스타일이나 구기지 말아야지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1:0으로 "아깝게" 졌죠.

터키와의 16강전도 프랑스와의 컨페더레이션컵도... 그리곤, 세계로부터 칭찬받았죠. 1:0으로 아쉽게 졌고, 세계수준에 근접했다는... 
 
며칠후 대한민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이 시작됩니다. 전반전에 이탈리아가 먼저 1골을 넣고, 후반들어 수비위주의 경기를 펼치기 시작하는 건 일본대 터키전과 마찬가지 였습니다.

그러나, 한국선수들은 달랐습니다. 마치 이 경기가 자신의 생애에 마지막 경기인 것처럼 뛰고 또 뛰고 미친듯이 달려 들었습니다. 심지어, 수비수 3명을 빼고 공격수 3명을 더 넣는 미친 짓을 해가면서까지 경기를 뒤집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결국 후반이 다 끝나갈 즈음 설기현의 동점골, 이후 연장전 안정환의 골든골로 경기를 이기게 됩니다.

사실 후반전의 공격일변도 경기운영은 자칫하다가 역습에 말리면 3:0, 5:0의 어이없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수도 있는 위험한 전략이었습니다. 일본처럼 지루하게 경기해서 1:0으로 졌더라도 다들 아쉽게 졌다고 생각하고 칭찬받았겠죠. 

8강을 앞두고 히딩크의 유명한 말 "I,m still hungry" 가 있었구요.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다시 스페인을 이기게 됩니다. 4강전에서는 팀이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독일을 맞아 아깝게 1:0으로 졌구요. 그 설욕을 어제 해 낸 거죠. 
 
세계수준에 근접한 걸로 만족한 일본 대표팀과 일본 국민들과 세계수준을 뛰어넘고자 하는 대한민국 대표팀과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자세의 차이가 16강에서 석패한 일본과 4강신화를 이룬 대한민국의 차이를 만들어 낸 게 아닌가 합니다. 
 
과거 일본이 메이지유신 이후 근대화를 추구하면서 내세웠던 모토는 "탈아입구(脫亞入歐)" 였습니다. 미개한 아시아를 넘어서서 선진화된 유럽의 일부가 되자는 거였죠.

미국과의 태평양전쟁, 그리고 패배 이후 일본인들의 목표는 세계수준에 근접하는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목표는 달성했구요. 1990년대 이후 더 이상 발전이 없는 일본과 아시아의 최강국중 하나와 세계수준에 "근접한"  일본의 축구 국가대표팀... 
 
반면, 김구선생님께서 "나의 소원"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소망하셨습니다. 유럽이나 미국처럼 부강한 나라가 아니라 가장 아름다운 문화의 나라가 되기를 소원하셨습니다. "탈아입구"와 정말 비교되지 않습니까? 
 
김구선생은 돌아가셨고, 김구선생의 세력이 권력을 잡지도 못했지만, 그 김구선생님의 정신은 세계최강을 두려워 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국가대표팀과 세계최강을 한 번 꺾어 봤으면 하는 소망을 가진 대한민국의 국민들에게 오롯이 살아 남아 있는 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스스로를 자꾸만 한계 지으려는 일본과
 무엇이던 도전해 보려 하는 대한민국... 
 
"어메이징 코리아, 다이내믹 코리아"의 이 불가사의함과 역동성이 세계 각국에 한류를 불러 일으키는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민족이라는 생각이 어제 경기를 보면서 마음에 물듭디다.
아무리 수구들이 발목을 잡고, 나라를 흔들어도 우리는 해 낼 것이라 믿습니다.
대한민국 화이팅!
대한 국민 화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