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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서 영어 강습비는 어느정도 하는가』
이제 메뚜기 여행객들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교환 시간이다. 필자가 보기에 심야토론에 참석한 사람 중 메뚜기과에 속하는 외국인은 요한, 월맨, 로첸, 제임스 리, 스테파니, 짐 캐리등 모두 6명이었다. 서울생활 1주일째인 요한의 물음에 대해 월맨의 대답은 간단했다.
『영어 강습료는 네가 한국인들의 눈에 어떻게 보이느냐에 달려 있다. 내 경험으로는 한국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칠 때 품격높은 영어는 소용이 없다. 네가 쓰는 영어가 영국 웨일스 지방 사투리든 , 캐나다 퀘백 주의 영어든, 뉴욕 45번가 슬랭이든 아무런 문제가 없다. 수업시간에 잘 웃고, 수업이 끝난 뒤에는 한국인들이 가자는 술집에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다시 말해 잘 놀아주면서, 가끔 존 덴버 노래를 불러주고 경우에 따라서는 나이트클럽에 가서 춤도 추고 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과정에 소요되는 경비를 네가 부담할 필요가 없다. 한국인은 그런 점에서 세계 어떤 나라사람보다도 친절하다. 부연하자면 잘 가르치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잘 놀아주는게 중요하다.
물론 얼굴이 잘 생기고 매너가 좋으면 네 값은 올라간다. 그렇지만 대략 최하 1시간에 50달러선이다. 네가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으면 시간당 1백달러까지도 벌 수 있다. 서울 강남의 영어학원에서 가르치는 내 친구는 얼굴이 옆에서보면 영화배우 실버스터 스탤론과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시간당 1백20달러를 받고 있다. 녀석은 아예 자기 시간에 「람보 잉글리시」라는 닉네임을 달아서 학생들을 모집하는데, 결혼한 여자들까지 몰려들 정도로 수강생이 많다고 들었다. 나는 운이 없게도 어떤 배우도 닮지 않은 탓에, 아직 제대로 된 강습소를 못 찾고 있다. 영어강습비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교보문고 옆 인터넷 카페에 가보면 잘 알 수 있다』
메뚜기들에게 들어보는 한국영어시장의 현황은 필자의 귀를 의심할 정도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뿌리내리고 있었다. 「1시간에 50달러, 많으면 1백달러!」. 외국인이 한국에서 받아가는 강습비는 도쿄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 필자가 아는 한 도쿄에서 제일 큰 학원인 NOVA 영어학원의 경우, 시간당 보수가 많아야 20달러 수준이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는 나라 한국!」 영어강사로 산전수전 다 겪은 것으로 보이는 월맨은 계속해서 자신의 경험담을 말했다.
『영어를 배우는 한국인의 반응은 크게 두 종류다. 영어를 말할 줄 아는 한국인과, 그렇지 못한 한국인의 대조적인 반응이 그것이다. 영어가 가능한 한국인은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물론 어떤 식으로든 영어로 얘기를 이어나가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의 영어를 자세히 들어보면 결코 문법과는 거리가 먼 「길거리 영어」( Street English)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의 반응인데, 영어로 말을 걸면 그들은 금방 부끄러워하면서 얼굴을 가린다』
영어학원에 들어갈 때 특별히 요구되는 강사 자격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묻고 싶었지만, 천일야화는 그쯤해서 그쳐야만 했다. 얘기에 몰두하던 메뚜기들이 월맨의 제안으로 신촌에 있는 나이트클럽으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월맨에 따르면, 낮에 우연히 만난 어느 한국 여대생이 밤 11시에 자신의 여자친구들을 데리고 우드 스탁으로 나오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빨리빨리」와 「괜찮아요」
교보문고 옆의 인터넷 카페에 들른 것은 서울에 온 지 1주일 뒤였다. 동행한 사람은 비디오를 어깨에 멘 미국인 스테파니였다. 월맨이 말한대로 인터넷 카페에는 1시간에 50달러를 보장하는 영어강사자리를 원하는 메뚜기들로 가득 차 있었다. 벽에는 영어강사를 구하는 구인광고 등 각종 벽보가 어지럽게 붙어 있었다.
「1주당 1천달러 보장. 기숙사도 제공」
「강남에 있는 XX영어학원에는 절대로 가지 마라. 그곳의 경영주는 월급을 제때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여권을 보관해야 한다면서 다른 곳으로 옮기지도 못하게 한다」 「방 구하는 사람은 연락 바란다. 텔레비전과 냉장고가 있는 방으로 한달 방값은 4백50달러」 「나는 일본어와 한국어가 가능한 한국의 여자대학생이다. 함께 공부하면서 말을 배울 수 있는 영어권 남자 대학생을 원한다」
나름대로의 희망사항이 빽빽이 들어차 있는 구직·구인벽보는 서울이 이미 국제도시라는 사실을 실감케 해주는 듯했다. 벽보에서 외국인이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듯한 감상문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감상문의 작자는 한국거주 1년을 끝내고 세계일주길에 오른다는 캐나다인이었다.
『한국은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싼 나라다. 그러나 한국은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싼 나라이기도 하다. 한국인들이 돈쓰는 것을 보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인들은 술 마신 뒤 팁으로 1백달러가 넘는 수표를 던져주는 사람들이다. 초등학생들 신발조차 보통 2백~3백달러가 넘는 고가다.
그러나 그대들은 돈많은 한국인과는 달리, 세계에서 가장 싼 물가로 한국에서 살 수가 있다. 값싼 지하철을 타고, 음식재료를 사서 집에서 만들어 먹고, 놀 때는 버스를 타고 서울 밖으로 나가면 그런 생활이 가능하다.
한국은 일본보다 돈벌기가 쉽다. 서울에서 한달만에 3천달러를 벌기는 그리 어렵지가 않다. 생활비는 8백달러정도면 충분하다. 나는 서울에서 1년동안 일해서 3만달러 정도 모았다.
한 가지 충고. 한국말을 배우려고 애쓰지 말라. 물론 한국말을 모를 경우 불편한 점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불편함은 거리에 나가 마음에 드는 예쁜 여자에게 다가서서 말을 거는 순간, 전부 해결될 수 있다. 미인을 사귀고 싶다면 절대로 한국말을 배워서는 안된다.
마지막으로 충고 하나 더.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은 「빨리 빨리」와 「괜찮아요」다. 그 말의 뜻을 잘 새기면서 한국인을 상대하기 바란다. 한국은 각종 사고가 많은 나라다. 사건이 많이 생기는 이유는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내뱉는 위의 두 말 때문이다. 「빨리 빨리」 일을 벌이는 동안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이 생기는데도 「괜찮아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바로 한국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대들은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한국인이 요구하는 위의 두 가지 상반된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한국인이 요구하는 「빨리 빨리」에 맞춰주면서 동시에 문제가 생겨도 대충 넘어가는 「대범성」을 길러야 하는 것이다. 명심하라! 한국은 미국에서도 결코 얻기 어려운 기회를 제공하는 꿈의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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