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리운 작은섬 하나 ★
작은 그리운 섬 하나가
살다 보면, 지내노라면, 내 삶의 틈새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타인들은 모를겁니다.
어쩌다 무지도 고단한 생활일 적에, 피곤이 솜처럼 젖어들 적이면,
그저 마음 텅 빈 나그네 되어 하시라도 훌쩍 찾아가도
늘 입구문 활짝 열어 놓고 변함 없이 반겨주는 곳.
그런 섬이 내겐 있습니다.
언제였던가? 청춘의 사고와 고뇌와 방황과 치열함이,
온통 그리도 여렸구 파리하던 육체에 넘쳐나서 주체치 못할
그 시절 말이지요.
그리해서 잠 못들어 애태우던 어느날 밤이었을겁니다.
그 섬은 참이나 환한 빛으로 내 고단한 방으로 찾아왔었지요.
바로 무인도였습니다.
아무도 찾아주지도 않으며, 찾게 해주지도 않지만,
신기하게도 내게만 자신의 존재를 밝히구선 방문을 허락해 준 섬.
그 밤에 나는, 온 세상을 하얗게 덮히구 저는 자는 중인,
소복히 쌓인 산사 함박눈 위를 첫발자욱 내딛듯
그런 모습인 채, 그 섬과 첫 악수를 나눴더랬지요.
곱고도 고웁고 순결하기만 한 모래사장과,
그 모래밭 점점히 아로 새겨 있는 때깔 좋은 자갈 몇 개와,
시간 맞춰 오가는 평화스런 파도와,
해초 덮혀 있는 검은 바위 몇 개와,
넘실대는 파도 위를 무심히 나는 갈매기 몇 마리의 울음소리와,
주위를 병풍처럼 둘러 싸고 있는 해송 일이십 그루와,
그리구선 그 바닷가 거닐며 찍어낸 내 발자욱이 전부로 그려진 곳......
아! 그런 것들이 외로움이었는지, 해방감이었는지,
갈적마다 나는 이런 갈등으로 갈피를 못잡고 있었건만,
섬은 여전히 웃으며 나와만 우정을 나누노라고 속삭여 주었지요.
그 우정의 성이 어느덧 스무해 세월로 쌓여져 왔습니다.
그 오랜 세월 묵묵히 이어질 뿐인 파도의 인내와
순수함만으로 색칠해 온 모래와 자갈과
생명 다하도록 구구 울어대며 외로운 바다 벗삼아주는 갈매기와
죽을 때까지 푸른 자태 잃지 않을 해송 일이십 그루...
한데 잠못 재운 채 불러 모아,
자신들 보다 불쌍한 도시친구의 하루만의 평온을 빌면서 불러주기
시작하는 그 천상의 화음이던 자장가......
그랬지요. 정말이지 나는 행복했습니다.
단 하루라도 행복할 수 있음이 얼마나 큰 행복임을 나는
깨달을 수 있었더랬지요.
그래두 좋다! 이런 행복을 위해서라면, 나는 364일을 불행해두 좋다!
단 하루, 내가 찾을 수 있어 행복할 수 있다면 그걸로도 만족할 수
있지 않으련가!
나에겐 그런 섬이 있는 것입니다.
일년 중 하루가 아니라, 아무 때라두 힘들고 지쳐 친구가 필요하면
찾아오라구 다독거려주는 친구 섬이 말입니다.
언제나 내 그리운 내 마음의 그 작은 섬 무인도......
그래서 나는 지금을 살아 갑니다. 아니,
살아갈 수 있습니다.
Happy new ye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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